국내 교역조건 두 달 연속 개선…수출금액 10개월 째 하락

2023-08-29 12:00
한은,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발표

강릉 옥계항 내 컨테이너 정기선 모습 [사진=연합뉴스]


2년 넘도록 악화하던 국내 교역조건이 두 달 연속 개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수출금액지수가 10개월 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개선세를 보이던 수출물량지수도 하락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3년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86.9)는 전년 동월 대비 5.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품 100개를 수출하면 86.90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한 교역조건지수 역시 1.8%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란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 2021년 4월(-0.6%) 이후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 6월 개선세로 돌아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대해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입가격 하락세가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내려간 데 따른 것"이라며 "국제유가 기저효과 확대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중 수출물량지수(119.9)는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하며 하락 전환했다. 수출물량에서 농림수산품의 경우 -0.5%로 전월(-2.8%)보다 둔화된 반면 공산품 수출물량지수는 -3.5%로 직전월(+7.5%)과 비교해 큰 폭 하락했다. 특히 공산품 가운데 석유및석탄제품(-22.2%) 섬유 및 가죽제품(-11.9%), 기계 및 장비(-7.6%) 하락세가 높았다. 반면 운송장비는 전년 대비 7.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금액지수(119.92)도 15.8% 하락하며 작년 10월 이후 또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분야별로는 전기장비(공산품)를 제외한 대부분 영역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실제 석탄및석유제품 수출금액지수가 무려 41.5% 하락했고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26%), 섬유및가죽제품(-15.8%)가 전년 대비 하락했다. 특히 수출물량에서 성장세를 보였던 화학제품이 수출금액지수(-15.3%)에서는 오히려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수입물량지수(117.65)와 수입금액지수(135.41) 역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0.7%, 25.7% 하락했다. 수입물량은 한 달 만에 하락 전환했고 수입금액으로는 또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입물량지수는 광산품이 21.7% 하락한 것을 비롯해 광산품 가운데 제1차금속제품(-19.1%)과 석탄 및 석유제품(-14.6%), 운송장비(-11.5%)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수입금액지수에서는 광산품이 무려 45.9% 하락했다. 공산품에서도 석탄 및 석유 공산품(-42.2%), 제1차금속제품(-25.5%) 등이 큰 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빠져있다. 이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하지 못해서다.

한편 이 기간 우리나라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3.6%)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5.1%)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지난 6월을 기점으로 두 달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