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그샷 1방에 선거자금 100억 모금

2023-08-27 09:56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머그샷이 박힌 티셔츠와 모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선거 개입 혐의 등으로 기소·수감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머그샷(체포된 범인을 찍은 사진) 1방으로 100억원 가까운 선거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이하 현지시간) AP뉴스, 폴리티코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캠프본부(이하 선거캠프)는 그가 지난 24일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잠시 수감된 이후 현재까지 710만 달러(약 94억원)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스티브 청 트럼프 전 대통령 대변인은 25일 하루에만 약 418만 달러(약 55억원)의 자금을 모금했다고 전했는데, 이는 선거캠프의 사상 최대 일간 모금액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머그샷을 찍은 후 구금되자 선거캠프는 해당 머그샷이 박힌 티셔츠, 포스터, 스티커 등 각종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에 모금액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해당 상품들의 가격은 12~34달러 수준으로, 'NEVER SURRENDER(결코 포기하지 마라)'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이외에도 선거캠프는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지지자들의 온라인 기부도 독려하고 나섰다.

선거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개입 시도 등으로 기소 절차를 밟은 지난 3주간 약 20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2024년 대선 경선 준비 과정에서 첫 7개월 동안 모금한 총 선거자금 액수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선거캠프뿐 아니라 민간 비정치 기관들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을 이용한 수익 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유명 디지털 미디어업체 바스툴 스포츠는 자체 트럼프 머그샷 티셔츠를 32달러에 판매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결과 개입 등 13개 중범죄 혐의로 지난 14일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찰에 기소된 가운데 24일 풀턴카운티 구치소에서 머그샷을 찍고 약 20분 머물다가 떠났다. 보석금 20만 달러를 지불한 뒤 곧바로 석방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들어 4번째로 기소됐는데, 이로써 머그샷을 촬영한 첫 미국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내 경선을 준비 중인 가운데, 미국 여론조사 웹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25일 기준 트럼프의 지지율은 52%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4.7%)를 크게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