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임대인 310명이 떼먹은 전세금만 1.3조···상위 10명 변제액만 5038억

2023-08-23 09:47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가 연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 내부 심의기준·회의록 등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관리하는 집중관리다주택채무자(악성임대인)의 대위변제액 총액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악성임대인 상위 10명의 대위변제액 규모는 전체 대위변제액의 38%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HUG에서 관리하고 있는 악성임대인은 4월 말 기준 31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임차인에게 돌려주지 못해 HUG가 대신 지불해 준 전세보증금은 1조3081억원에 달했다.  

특히 악성임대인 중 상위 10명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HUG가 대신 변제해 준 금액은 총 5038억원으로 전체 대위변제액의 38.5%를 차지했다. 상위 10명에게 피해를 본 가구수는 2370가구에 달했다. 

대위변제액 기준 1위 악성임대인에게 피해를 입은 가구 수는 377가구로, HUG가 대신 변제해 준 금액이 820억원이었다. 대위변제액 기준 2위 악성임대인은 410가구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783억원을 내줬다. 3위 대위변제액은 586억원(248가구), 4위 580억원(286가구), 5위 546억원(233가구) 순이었다. 

국회는 지난 3월 전세보증금 반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HUG가 대신 내준 임차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반환하지 않는 임대인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악성임대인' 명단 공개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다음달 29일 개정 주택도시기금법이 시행되면 이들 악성 임대인의 이름이 공개된다. 다만 소명 기회와 함께 임대인정보공개심의원회의 최종 결정을 거쳐야 해 실제 명단 공개 시기는 올 연말쯤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