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빈익빈 부익부] '리스크 관리' 나선 대형건설사, 위기 속 건전성 확보 '신속'

2023-08-16 08:20
연간기획 [극의 시대]
롯데·SK에코·현산 등 부채비율 하락, GS건설은 급등

[그래픽=아주경제]

경기 악화와 미분양 증가 등 건설경기가 침체하며 중소 건설사들이 폐업하는 등 위기를 겪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은 신속한 대응을 통해 위기 상황을 넘기고 있다. 특히 대형 사고나 재무건전성 우려가 있었던 건설사 등에서 단기간에 긍정적인 재무구조 변화를 보였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개 건설사(반기 사업보고서 나오지 않은 호반건설(10위) 제외, HDC현대산업개발(11위) 포함)를 대상으로 반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반기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건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64.8%에서 올해 상반기 228%로 36.8%포인트 하락했고 SK에코플랜트(256.0%→230.1%)와 HDC현대산업개발(152.8%→132.6%)는 같은 기간 20%포인트 넘게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부채비율이 높아진 곳은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등 4곳이었다. GS건설(216.4%→244.8%, 28.4%포인트 증가)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안정적인 상황이며 비율 또한 10%포인트 미만으로 비교적 상승 폭이 작았다. 부채비율이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재무구조에서 타인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뜻한다. 낮을수록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롯데건설은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였던 곳이다. 롯데건설은 이런 유동성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원과 회사채 발행 등을 진행했고 2021년 말 142.3%였던 부채비율이 2022년 말 264.8%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채권을 매각하는 등 자금을 확보해 부채비율을 대폭 줄이고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3배(5979억원→1조8885억원)로 늘렸다. 아울러 서울에서 최근 분양한 롯데캐슬 하이루체 등이 성공적으로 마감하며 숨통이 트였다.
 
지난해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직면한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말 127.6%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152.8%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올해 초에는 연내 만기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을 상당액 상환하기로 결정하고 상환을 실행하며 부채비율을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했다.
 
SK에코플랜트는 신사업을 위한 개편으로 2021년 기준 부채비율이 572.9%까지 치솟는 등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신사업에서 매출이 나오기 시작하고 자본이 확충되며 2022년 말 부채비율 256.0%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낮추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앞선 높은 부채비율은 폐기물 재활용과 에너지화 등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환경과 에너지 사업 이익 창출과 자본 확충으로 부채비율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레고랜드발 PF 위기와 경기 침체 등으로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며 차입금이 늘었던 경향이 있었다"며 "올해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시장이 안정되며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서울 지역 등을 제외하고 미분양 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안정적인 경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