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 의존도 낮췄다"…하나금융 보험 계열사, 영업채널 다각화 '속도전'

2023-08-13 13:39
하나생명, 과거 방카채널 전체실적 90%이상 점유했지만
하이브리드·GA채널, 30% 이상 실적 비중 차지
하나손보, 전속 설계사 확대·자회사형 GA 변화 기대감

(왼쪽부터) 임영호 하나생명 대표, 김재영 하나손해보험 대표 [사진=각 사]

하나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대면 채널 등 판매 채널 다각화를 통한 영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하나생명은 대면과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실적 비율을 30% 가까이 끌어올리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이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매각이 성사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올해 상반기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판매) 채널 판매 실적이 전체 실적 가운데 약 60%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방카슈랑스 채널 실적이 90% 이상 점유하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해당 점유율이 하향된 것이다. 하나생명 측은 하이브리드 채널과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이 30% 이상을 차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하나생명은 지난해 5월 서울 공덕동에 하이브리드 1호 지점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 4월까지 2개 지점을 추가로 개설해 총 3개 지점을 보유하게 됐다. 하이브리드 조직은 전속 설계사가 기존에 가입한 계약 고객을 관리하면서 마케팅과 영업을 진행해 1인당 생산성이 높다는 평가다. 

GA 채널도 지난해 10월 론칭해 현재 10여 개 GA와 제휴를 구축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도 우량 GA 중심으로 추가 제휴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GA는 방카슈랑스 채널과 같은 보장성 판매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새 회계제도(IFRS17) 아래에서 저축성보다 보장성을 많이 팔 수 있는 판로 확보가 가능하다. 

하나손해보험도 공식적으로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대면 전속 설계사를 운영하며 영업에 나서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속 설계사를 146명 운영 중이다. 구체적인 인원 충족 목표는 아직 설정하지 않고 있지만 하반기 추가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하나손해보험은 최근 자회사형 GA인 하나금융파인드에 배일병 하나손해보험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변화에 나섰다. 하나금융파인드는 남상우 전 대표가 디지털 GA를 표방하며 보험관리앱 핑글을 내놨지만 큰 수익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향후 대면 중심으로 경영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은 이 같은 행보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의중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함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M&A)을 포함해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업종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경쟁사 대비 하나금융 계열 보험사의 그룹 내 기여도가 미미해 새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하나생명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4.9% 감소한 1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하나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1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확정하면 자금 유출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업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KDB생명은 보장성 보험 위주 포트폴리오와 설계사 1000여 명을 두고 있다. 여기에 하나생명과 KDB생명 합병법인 출범 시 해당 자산은 23조원으로 뛰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