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림역 흉기난동' 조선 구속기소…"게임하듯 계획범행"

2023-08-11 10:40

서울 관악구 신림동 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조선.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검찰이 4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신림동 흉기난동’의 피의자 조선(33·구속)을 재판에 넘겼다.
 
11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부장검사)은 이날 살인과 살인미수, 절도·사기·모욕 등 혐의로 조선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조선은 지난달 21일 오후 2시 7분께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상가 골목에서 남성 A씨(22)를 흉기로 약 18회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골목 안쪽에서 30대 남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범행 당일 인천 서구에서 서울 금천구까지 택시를 무임승차하고 오후 1시 59분께 금천구의 한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친 후, 신림동까지 다시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조선이 지난해 12월 인터넷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서 특정 게임 유튜버에 대해 ‘게이 같다’는 취지로 글을 게시한 사실을 확인하고 모욕 혐의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의 심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선은 가족관계 붕괴와 사회생활 부적응, 실연, 경제적 곤궁 등으로 인해 현실 불만과 좌절 상태에 빠져 있었다.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과 적개심, 분노가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어 검찰은 조선이 게임중독 상태에서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살해시도에 나섰다고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선은 최근 8개월간 대부분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실패·좌절에 따른 은둔 생활을 이어가던 중 이런 외부 자극으로 반사회성이 발현됐고, 범행 당일 아침까지도 ‘1인칭 슈팅 게임’ 동영상을 시청한 후 마치 게임을 하듯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조선의 범행이 사전 증거를 인멸하고, 범행 도구를 준비한 계획범죄라고도 밝혔다. 조선은 자신의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저장해 둔 정보 발각을 우려해 범행 전날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범행 당일에는 둔기로 컴퓨터를 파손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조선을 송치받은 지난달 28일 전담수사팀을 꾸려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이어 주거지·구치소·인터넷 검색기록에 대한 강제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에 대한 조사에도 나섰다. 이와 함께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과 등을 통해 조선의 심리를 분석했다. 학창 시절 생활기록부와 계좌거래내용, 통화내용 등을 확인하고, 조선의 가족과 지인 35명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담수사팀이 공판을 전담해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