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부진 점진 완화"…반도체 중심 수출 증가세 주효

2023-08-07 12:00
원자재 가격 상승, 中 경기회복 지연은 하방 요인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경제가 저점을 지나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8월 경제동향'을 통해 "제조업 생산 감소세가 둔화되고 서비스업 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는 등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는 표현과 비교해 한층 나아진 평가다. 

6월 전산업생산은 전월(-1.1%)보다 높은 1.1%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18.7%→-15.9%)와 전자부품(-19.9%→-12.2%), 화학제품(-16.7%→-10.4%) 등 감소 폭이 축소된 게 눈에 띈다. 

서비스업(1.9%→3.5%)도 금융·보험업(8.3%→10.1%), 운수·창고업(8.4%→7.4%),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1.7%→4.0%) 등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제조업은 평균 가동률(72.8%→71.9%)이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나 재고율(122.7%→111.4%)이 대폭 하락하면서 부진 완화를 시사했다.

소비 부진 역시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다. 6월 소매판매는 전월(-0.6%)보다 높은 1.4%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도 1.0%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감소 폭이 다소 축소됐으나 선행지표가 부진해 당분간 수요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돼 온 수출 부진도 일부 개선되고 있다. 7월 수출은 전월(-6.0%)보다 낮은 –16.5%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조업일수 변동과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는 게 KDI 측 판단이다.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자동차와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18.8%)은 전월(-17.1%)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수출·수입 모두 줄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해 무역수지는 전월(11억3000만 달러)에 이어 16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KDI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글로벌 경제에 하방 요인이 여전하다고 짚었다.

KDI는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과 기상 여건 악화로 곡물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