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이하 문체부)와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이하 출협)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문체부는 3일 "서울국제도서전 개최 보조사업에 대한 정산보고 과정에서 수익금을 누락하여 회계 보고한 의혹과 관련 윤철호 출협 회장,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 등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보조금법) 등 위반 혐의로 지난 2일 서울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라고 밝혔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출판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은 행사 개최를 위해 국고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문체부는 "출판협회는 행사 종료 후 지원받은 보조금뿐만 아니라 보조사업 수행에 따라 발생한 수익금, 즉 관객들의 입장료와 출판사·기관들의 부스 참가분담금 등에 대해서도 보조금 관련 규정에 따라 출판진흥원에 정산·보고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문체부는 "자체감사를 통해 출판협회가 처음 제출한 2018~2022년(코로나19로 축소개최된 2020년 제외) 도서전의 수익금 통장 사본의 거래 내역이 많은 부분 삭제, 블라인드 처리(하얗게 공란 처리)됐음을 주목, 그 부분을 집중 추적했으며 통장 원본과 비교·대조한 결과 수익금 수억 원이 누락된 것을 확인했다"라며 "이에 따라 누락의 사유·배경·과정 등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권한이 있는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출협은 3일 오후 배포한 자료를 통해 "문체부는 마치 윤철호 회장과 주일우 대표가 소위 누락시킨 수익금 수억원을 개인적 유용이라고 한 것인 양 포장하고 있다"라며 "문체부는 이익금을 숨겨서 윤철호 회장과 주일우 대표가 어떠한 사적 이익을 편취하였는지, 협회 통장 등 모든 자료를 가지고 있으니 밝혀보기 바란다. 또한 출협은 수익금이라는 표현에도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이어 출협은 "문체부와 장관의 사실왜곡과 허위사실 유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라며 "보조금 관련법률 시행령 제 7조 8항에 따르면, 입장료와 부스사용료가 수익금이라는 문체부의 주장은 현행법상 근거가 없다. 교부조건결정서나 보조금법시행령 제7조 보조금교부신청서 8항에서는 ‘보조사업을 수행함에 따라 발생할 수입금액에 관한 사항’을 명시하고 있어 수익금과 수입금액을 별개의 개념으로 분류하고 있다. 장관과 문체부는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초법적 해석을 하고있는 셈이다"라고 주장했다. 

출협은  "입장권을 판매하더라도, 입장권 유통수수료, 인쇄비, 디자인비용, 안내데스크 설치 및 운영비, 관람객 안전을 위한 보호조치를 안전요원 배치 등 비용이 들어가며, 이와 마찬가지로 해외출판사 참가 등 부스판매수입에는 해외홍보 선전 및 국외 출장 등 인력비용 및 마케팅비용 등이 추가로 소모된다"라며 "때문에 자체수입 및 지출을 자체계정으로 회계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자체수입에서 지출을 뺀 금액을 수익금으로 보는 것이 현행법상 타당한 해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