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콘텐츠인데…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은 30%, 게임은 X

2023-08-02 16:00
정부, 최근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 대폭 올려…K-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힘 보태
콘텐츠 수출액 중 약 70%를 차지하는 게임에는 세액공제 적용 안 돼
정부 "게임, 한국 문화 이미지 제고 효과 높지 않아"…게임업계 "형평성 등도 고려해야"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간담회에서 영상콘텐츠 주요 협·단체 및 제작사 관계자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 철폐'를 위한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확대 추진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 상한선을 10%에서 30%까지 높이기로 하자 TV프로그램·영화·드라마를 비롯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제작 업계가 환영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 수출 기여도가 높은 게임 분야에도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 한도 상향을 게임 분야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 관련 영상콘텐츠 제작 시 현재 영상 콘텐츠 제작과 동일한 공제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게임업계는 게임 제작 시 예고편·홍보물 등 영상 콘텐츠 제작이 필수적이라는 점, 기존 세액공제를 받고 있는 방송·영화 제작과 마찬가지로 인력·기술 등에 많은 자본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들어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더욱이 게임이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 비중이 큰 만큼, K-콘텐츠 육성 차원에서 게임 제작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회에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지난 2021년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조특법 개정안)은 세액공제 범위를 영상콘텐츠 제작에서 문화콘텐츠 제작으로 넓히고, 문화콘텐츠의 범위에 게임을 비롯해 디지털 만화, 전자출판물, 캐릭터 등을 포함한다. 법안은 고위험·고수익이라는 콘텐츠 산업의 특성이 영상 콘텐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액공제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 논의는 순탄치 않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서 미온적인 반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제출된 기재위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에는 "만화·게임 등은 영상 콘텐츠에 비해 한국 문화에 대한 이미지 제고 효과, 촬영지 관광객 유치 등 효과가 낮으므로 제작 비용까지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다. 보고서는 또 "현행 세액공제의 취지가 한류 문화 조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영상 콘텐츠 지원을 통해 한류를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기재부는 앞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9월 발의한 조특법 개정안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해당 법안은 게임 홍보 영상물을 세액공제 대상으로 추가하는 내용이 골자로 게임산업협회의 의견과 비슷하다. 기재부는 이 법안에 대해 게임 홍보 영상만 지원할 경우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타 산업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 바 있다. 이 법안은 지난해 말 병합심사 과정에서 폐기됐다.

게임업계에서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이 전체 콘텐츠 수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실질적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다른 콘텐츠 산업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세액공제에 대한 보다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콘텐츠 세액공제 대상 확대 관련 법 개정 논의는 하반기 중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법안소위 통과 여부가 관건이다. 이상헌 의원실 관계자는 "아직 기재위 법안소위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