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인 줄 알았더니…코로나19 재확산 조짐

2023-07-30 17:55
60세 이상 환자 44% 증가…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면역 효과도 감소

여름 휴가철인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이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들어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5만명에 육박하자 정부가 비상에 걸렸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의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인 데다 진단 검사를 하는 사람들이 줄면서 숨은 확진자도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여름 휴가철 이동량 증가의 영향과 코로나19 고위험군의 안전을 고려해 일상 회복 작업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7월 16∼22일) 확진자는 총 25만3825명으로 전주 대비 35% 이상 급증했다. 확진자 증가세는 4주째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19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4만7029명에 달했다. 이는 올해 1월 11일(5만4315명) 이후 최다 수치다.

특히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고령층의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는 점이 큰 문제다. 60살 이상 확진자는 6만7845명으로, 이달 둘째 주(4만7106명)보다 44% 급증했다. 고령층의 경우 면역이 저하된 사례가 많아 위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일평균 재원 중 위중증 환자인 60세 이상은 118명으로 83%, 일평균 사망자 중 60세 이상은 7.1명으로 98%를 각각 차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확진자 격리는 물론, 마스크 착용 지침 등을 대폭 완화한 지 1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달부터 정부는 일상 회복 작업을 가속화하면서 확진자의 격리 의무를 ‘권고’로 변경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부분 시설에서 해제한 바 있다.

조만간 하루 확진자가 5만명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람 간 접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집계에 잡히지 않는 '숨은 확진자'의 증가세도 정부의 걱정거리다.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유급휴가 등 지원이 사라지면서 진단검사의 적극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도 나온다.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며 백신 효과가 떨어진 탓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특성을 가진 변이가 계속해서 출현하고, 면역이 형성돼도 6개월이 지나면 감염 예방 효과가 감소한다”며 “강력한 방역정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은 이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추가적인 방역 완화 조치를 예고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를 실시하고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독감과 동일한 수준인 4급으로 낮추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이에 따라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고, 코로나19 검사와 치료 시 자부담 비용이 부과된다.

오는 10월에는 현재 우세종인 '오미크론 XBB 계열' 변이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백신을 도입한다. 해당 백신은 기존과 같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상 접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