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뛰어넘을 'K-반도체' 전략] ①967조원 시장 둘러싼 '국가 총력전'···글로벌 반도체 전쟁 본격화

2023-07-31 05:30
AI·로봇 등 첨단 미래산업에 필수재
글로벌 주요국, 천문학적 투자 나서
세계 각국과 협력·인재 양성 등 필요

2026년 967조원 규모로 성장할 반도체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경쟁 우위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유독 반도체 부문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위축이 겹쳐 지금까지 방식으로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주요국이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 미래 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우리에게 불안 요소로 다가온다. 반도체 관련 업계와 학계는 당장 민관이 힘을 합쳐 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외 경쟁이 '전쟁'과 유사한 수준에까지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6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반도체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안을 파악하고서 '반도체 경쟁은 산업 전쟁이고, 국가 총력전'이라고 진단했다. 이후에도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을 두고 여러 차례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산업 시장 규모와 중요성을 감안할 때 전쟁이란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요 위축으로 생산이 줄었지만 어마어마하게 쌓인 재고가 소진되고 있어 여전히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초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5.8%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했다. 2021년 5924억 달러(약 729조원)에서 올해 6252억 달러(780조원)로 확대되고 2026년에는 7854억 달러(967조원) 규모까지 성장하리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글로벌 주요국 사이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향후 자국이 AI와 로봇, 첨단 우주산업 등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고능성 반도체 산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진단에서다. 따라서 글로벌 주요국 정부가 직접 나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업계와 학계에서는 한국도 글로벌 주요국처럼 한시바삐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로 파격적인 정책을 수립·집행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나라 눈치를 보면서 겨우 따라만 가는 수준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될 만한 파격적 혜택과 육성 정책을 추진해야만 반도체 산업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에서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수출 중 20%, 제조업 설비투자 중 55%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산업"이라면서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제품은 물론 인공위성, 전략무기 체계가 탑재된 반도체 성능에 좌우되고 AI, 양자컴퓨팅, 첨단 기술을 구동·구현하는 것도 모두 반도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