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 속 대용량이 대세…커피도 라면도 '빅사이즈'로
2023-07-24 16:09
'크게 더 크게.'
식품업계가 불황을 극복할 키워드로 '대용량'을 내세웠다. 지난해까지 1·2인 가구나 소식좌를 겨냥한 소용량 제품을 선보이던 트렌드와 대조적인 행보다. ‘가치 소비’와 함께 ‘불황형 소비’가 대도되면서 당분간 대용량 출시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국내 처음으로 트렌타(887㎖) 사이즈 초대용량 음료를 오는 9월 30일까지 한정 판매하고 있다. 초대용량 시도는 스타벅스가 진출한 지역 중 아시아 최초다.
이외의 메뉴는 아이스 음료 기준으로 톨(12oz·355㎖), 그란데(16oz·473㎖), 벤티(24oz·591㎖) 사이즈만 제공된다.
현재 음료 3종의 판매량은 전주 동기 대비 65% 증가, 이 가운데 트렌타 사이즈 선택 비중이 3개 음료 평균 31%를 차지고 하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콜드브루의 경우 38%가 트렌타 사이즈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GS25는 기존에 판매되던 ‘팔도 도시락’ 사이즈를 키워 ‘점보 도시락’을 출시했다. 중량이 729g으로 본래 팔도 도시락의 중량인 86g에 비해 9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컵라면은 출시 직후 2~3일 만에 5만개 물량이 품절됐다.
이와 함께 GS25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함께 내놓은 ‘넷플릭스점보팝콘’도 내놨다. 이 상품은 일반 팝콘 상품과 비교해 6배나 용량을 키운 ‘특대형’ 사이즈다.
SPC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5월 ‘31온스’ 대용량 블라스트 2종과 커피 1종을 선보였다. 기존 배스킨라빈스 레귤러 사이즈 음료 2잔을 합친 분량으로 917㎖용량이다. 배스킨라빈스 917 음료 3종은 지난달 5만잔 이상 판매됐다.
hy의 대용량 발효유 브랜드 ‘야쿠르트 그랜드’도 누적 판매량(지난달 말 기준)이 1억병을 돌파했다. 야쿠르트 그랜드는 2015년 야쿠르트를 대용량으로 즐기고 싶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출시했다. 용량은 280㎖로, 기존 제품보다 4배 이상 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용량이 많은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주머니 사정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가치 소비와 맥을 같이 하면서도, 일단 먹고 남기더라도 구매한다는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가치 소비와 상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