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차전지주...개인 "더 오른다" vs 금투업계 "조정 불가피"

2023-07-23 17:44
개미들 순매수, 외인은 대량 순매도
증권가 "반도체 업황 정상화로 조정"

[사진=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주가 기로에 섰다. 여전히 강세지만 외국인이 일부 종목을 대거 순매도하고 공매도 잔액을 늘리는 등 조정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 개인은 여전히 순매수로 대응하며 이차전지에 대한 신념을 견고히 하며 맞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반도체를 비롯한 다른 산업 업황이 정상화됨에 따라 수급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이차전지주에 대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1일 전일 대비 5만3500원(10.75%) 오른 55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시가총액 46조5987억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시총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달 초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40만2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5거래일 새 37.06%(14만9000원) 급등한 셈이다.

다른 이차전지 관련주들도 강세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같은 기간 6728.44에서 7586.68로 85.24포인트(12.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02.47에서 2609.76으로 7.29포인트(0.28%), 코스닥 지수는 889.29에서 934.58로 45.29포인트(5.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강하게 상승하고 있는 주가와 달리 매도·매수세는 갈지자 행보다. 외국인은 관련주를 대거 순매도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7월 들어 외국인 순매도액이 9619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외국인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다른 이차전지주들도 외국인 대량 순매도 폭탄을 맞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을 2409억원어치 팔아치웠고 LG화학(-1799억원)과 SK이노베이션(-438억원), 엘앤에프(-427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에코프로(5529억원)와 에코프로비엠(4965억원)은 순매수했다. 증권가는 과도한 공매도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서며 순매수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이차전지주 개인·외국인 순매수·순매도 현황(단위=억원) [출처=한국거래소]

이차전지주 공매도 잔액은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공매도 잔액은 이달 초 1683억원에서 지난 19일 4506억원으로 2823억원(167.74%) 급증했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13거래일 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7800억원에서 1조1092억원으로 3292억원(42.21%), 엘앤에프는 4942억원에서 5491억원으로 549억원(11.11%) 증가했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에코프로비엠도 공매도 잔액이 1조2164억원에서 1조3767억원으로 1603억원(13.18%) 확대됐다. 에코프로는 1조2562억원에서 1조2420억원으로 142억원(1.13%) 줄며 월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외국인들이 하락 베팅에 나선 가운데 개인은 순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이달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9696억원을 기록한 포스코홀딩스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 2902억원 △엘앤에프 2722억원 △SK이노베이션 1647억원 △LG화학 1536억원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투자업계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정상화되며 이차전지주에 대해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주식운용역은 "이차전지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타 산업군 업황 부진으로 수급이 집중된 쏠림현상에서 비롯됐다"며 "하반기 반도체 산업 업황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타 산업으로 증시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하면 상승분을 반납하며 강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