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도 숨진 초등교사 추모물결...동료 교사 5000명, 거리로 나섰다

2023-07-22 21:33
사전조사보다 두 배 넘는 인원 모여...참가자들, 자발적 참여 '눈길'

서울 서초구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인근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스로 생을 마감한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애도 물결이 토요일인 22일에도 이어졌다. 동료 교사들이 사망 진상 규명과 교권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것이다. 

전·현직 교사와 교대생 등 5000여명(주최측 추산)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검은 옷과 마스크 차림을 하고 추모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 규모는 "사전조사에서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약 2000명의 두 배가 넘어섰다. 앞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2년 차 교사 A씨가 목숨을 끊은 사건에 분노해 전국 각지의 전·현직 교사와 예비교사가 집결한 것이다. 이날 집회는 특정 교사 단체나 노동조합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추진됐다. 이번 사건으로 조직된 자발적 교사 모임인 공교육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집회를 기획한 것이다. 

동료 교사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교권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으나, 고인이 생전에 학부모 민원으로 힘들어했다는 동료 교사의 증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교사 생존권 보장'이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집회 내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집회를 주도한 대책위는 "이번 일이 분노와 슬픔이라는 감정으로만 끝나지 않길 바란다"며 "현장의 교사들은 학부모에 의한 무차별적 폭언 등 생명과 직결되는 위협에 노출돼 있다. 교사 생존권 보장에 대한 교육부의 대처 방안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무너져 버린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 당국과 국회의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며 "교육이 가능한 학교와 선생님들이 마음껏 가르칠 수 있는 교실을 위해 전 사회가 함께 나서 달라"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상에선 고인의 49재가 되는 오는 9월 4일 연가나 병가를 내 우회 파업을 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