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빠진 수능 준비 어떻게...상·중·하위권 대비책은

2023-07-22 06:00
"수능 EBS 연계 문항에서도 킬러문항 배제"
입시전문가 "하위권, 개념 위주 학습에 집중"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11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륜고 3학년 교실에서 한 수험생이 수능특강 교재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 불안감이 커졌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문·이과 통합 수능에 적응하기도 전에, 정부의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 배제 방침으로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 수록 수험생들은 '킬러문항 이슈'를 생각하지 않고, EBS 교재 정독에 매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총장들 "변별력 낮아질 것"

교육부는 지난 20일 "오는 9월 모의평가와 수능에서 앞서 발표한 대로 EBS 연계율 50%와 간접 연계 방식을 유지하겠다"며 "EBS 교재에서 킬러문항 요소가 있다면 출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 발간할 EBS 수능 연계 교재에서 킬러문항 요소를 배제하고 공정한 수능의 방향에 부합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렇듯 교육당국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은 명확하다. 다만 킬러문항 배제로 인한 변별력 약화 우려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달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면서 "킬러문항이 없어져도 변별력 확보 가능하다"고 했지만, 교육 현장에선 여전히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 참석한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은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배제되면 변별력이 낮아질 것'이라 관측했다. 반면 5명 중 4명은 변별력이 낮아질 뿐 대입 제도 혼란은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위권엔 기회···실수반복 안해야"

입시업계에선 킬러문항을 배제하더라도 변별력 있는 문제가 출제될 것이라고 봤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수험생들은 지금부터 수능 때까지 '킬러문항 이슈'를 머릿속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2등급 초반대까지인 상위권 학생들은 현재 공부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킬러문항이 (수능에서) 빠진다고 해도 변별력이 없는 문항이 출제되는 건 아니고,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 확보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킬러문항이 배제된다고 해서 '쉽게 출제된다'고 단정 지으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2등급 중반에서 4등급 초반까지 중위권 학생들에겐 '기회'라고 진단했다. 임 대표는 "지금까지 킬러문항을 준비하지 않고 수능 대비를 했다면, 지금은 상위권 학생들이 도전한 문제도 풀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간 난이도 문제에서 핵심적인 변별력이 생길 수 있다"며 "오답노트를 철저히 만들고, 지금까지 어려웠던 문제의 원인 규명과 반복적인 실수를 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4등급 이하 하위권 학생들에겐 "남아 있는 기간 철저한 개념 위주 학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학생들이 중심적으로 봐야 할 것은 EBS 교재고, 상대적으로 수능 연관성이 높았던 문제를 다시 학습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