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상반기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수익률 8.25%… 대체투자 비중 25%로 확대 추진

2023-07-13 14:20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KIC]

한국투자공사(KIC) 상반기 전통자산 수익률이 8%를 상회했다. 특히 주식 수익률은 챗GPT 열풍에 힘입어 14%를 웃돌았다. 중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비중을 25%로 확대하고 자산 배분 역량을 고도화하는 등 중장기 과제도 추진된다.

진승호 KIC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창립 1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맡겨준 자산을 최선을 다해 운용해 신뢰를 바탕으로 국부를 증대시켜 나가는 세계 일류 투자기관이 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KIC는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반기수익률로 8.25%를 기록했다. 이는 2018~2022년 평균 수익률인 2.10%를 6.15%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최초 투자 이후 연환산 수익률은 4.43%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수익은 주식이 견인했다. 주식 수익률은 14.39%로 집계됐다. 다만 채권 수익률은 1.87%에 그쳤다. 대체자산 수익률은 매년 말에 재평가하기 때문에 이번 발표에서는 수치가 제외됐다.

진 사장은 "양호한 실물경제 경착륙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후퇴시키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개선돼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1분기를 지나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도 확산되면서 긴축 우려도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KIC는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이전부터 금융 섹터 비중을 낮춰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었다"며 "반면 미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한 덕분에 챗GPT가 촉발한 인공지능(AI) 열풍이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글로벌 경제와 시장에 대해서는 양호한 전망을 제시했다. 경착륙이나 경기 침체가 아닌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진 사장은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 심각한 침체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다"며 "경기가 둔화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가벼운 침체로 지나가거나 물가가 하락하면서 소비와 투자 등 경제 전반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연말로 갈수록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누적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면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최근 금융시장 사이클이 짧아지고 진폭은 커지고 있는 만큼 현시점의 판단에 얽매이지 않겠다. 추세 전환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기 투자 성과 개선을 위한 주요 추진 과제로는 대체투자 비중 확대가 제시됐다. 전통자산과 낮은 상관관계를 통해 분산 효과를 제공하는 대체자산 비중을 확대해 수익률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진 사장은 "취임 당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16% 수준이었던 대체투자 비중을 지난해 말에는 23%로 높였다"며 "2025년에는 25% 수준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산 배분 역량을 고도화와 주식 투자성과 변동성 관리 강화에도 자원을 투입한다. 우선 거시경제 분석 전문가 등 관련 역량을 갖춘 인력을 영입해 전략적 자산 배분 분석 모델을 정교화하고 장기 자산 배분 효과를 높인다.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관리하는 보완 전략도 올해 도입했다. 종목과 섹터, 스타일 등에 대한 쏠림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 헤지를 통해 변동성을 제어하고 있다.

진 사장은 "주요 추진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인재가 필요하다. 특히 대체투자는 발굴과 심층적인 검토, 의사 결정,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우수 인력 확보와 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