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법인 은행 대규모 적자에···국내은행 해외점포 수익성 '뚝'

2023-07-12 06:00
2022년 국내은행 해외점포 경영현황·현지화지표 평가 결과
美·日·英 등 대부분 순익 기록···인니에서만 5억 달러 적자 기록

[사진= KB국민은행]
지난해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된 금리상승 영향 등에 따라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비이자이익 감소와 함께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미국, 일본, 영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순이익이 증가한 데 반해, KB부코핀은행이 있는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순이익이 크게 꺾이면서 전체 순이익을 끌어내렸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현황 및 현지화지표 평가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9억9100만 달러를 기록해 1년 전(11억6500만 달러)과 비교해 1억7400만 달러(14.9%) 감소했다.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수익은 같은 해 전체 당기순이익(18조6000억원) 중 6.7%를 차지했으며, 전년(8.2%)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누적된 금리상승 영향 등에 따라 이자이익은 4억1500만 달러(23억8100만 달러→30억2500만 달러) 증가했으나, 유가증권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은 4300만 달러 감소했다. 또 대손비용이 6억3100만 달러에서 10억3300만 달러로 1년 새 4억200만 달러 급증했다. 이에 총자산순이익률(ROA)도 같은 기간 0.64%에서 0.49%로 0.15%포인트 내려섰다.

미국(4600만 달러), 일본(4100만 달러), 영국(3600만 달러)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수익성이 개선됐으나, 인도네시아(-3억3300만 달러)·중국(-1억3500만 달러) 등 일부 지역에서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악화된 탓에 전체 수익성 개선 흐름도 꺾였다.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국가별 당기순이익 현황. [사진=금융감독원]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부코핀은행 적자 영향이 컸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 현지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뒤, 부코핀은행이 갖고 있던 부실화 대출 자산 매각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 충격으로 현지 대출 상환이 부진하면서 적자 규모가 빠르게 불어났고, 지난해 적자 규모는 전년 대비 약 3배 불어난 802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인도네시아 법인의 부실화 채권 매·상각 규모가 많이 잡히면서 전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면서 "인도네시아를 제외하면 동남아에서도 수익성이 상당폭 개선됐다. 중국에선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코로나 봉쇄 단계가 강했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인니 은행의 대손비용이 워낙 크게 잡힌 영향이 있었으나, 적극적으로 부실 대출을 상각하고 대손비용을 털어낸 것은 방치가 아닌, 아픈 부위를 빠르게 도려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 "올해 상황은 전년보다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익성 악화에도 전체 해외점포 진출 규모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는 총 207개(40개국)로 전년말(204개·39개국) 대비 3개 증가하고, 진출국도 1개 늘었다. 지난해 중으로는 7개 점포가 신설됐고 4개 점포가 폐쇄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20개) 소재 해외점포가 가장 많았으며, 지역별로는 아시아 점포가 143개로 전체 해외점포의 69.1%를 차지했다.

국내은행 해외점포 총자산은 2031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말(1832억2000만 달러) 대비 199억2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326억2000만 달러)·중국(313억6000만 달러)·홍콩(258억6000만 달러)·영국(201억7000만 달러) 순으로 총자산이 컸다. 전년말 대비로는 미국(81억800만 달러), 베트남(21억 달러), 싱가포르(31억4000만 달러) 소재 해외점포의 총자산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