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업계, '아스파탐發 쇼크'로 대체제 마련 분주…유통가, 무첨가 마케팅도

2023-07-06 15:58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막걸리를 고르는 시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막걸리업계가 ‘아스파탐 쇼크’로 대체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업계는 애초부터 아스파탐 첨가가 불법이 아니라 기준치 하향 변경이 예정된 상황에서 불매 조짐을 보이자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업계는 정부 기준치 권고안 발표를 앞두고 대책 수립에 분주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인공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을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아스파탐은 설탕을 대체한 인공 감미료 중 하나로 국내 주요 막걸리 업체들의 일부 제품들이 막걸리의 단맛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제품에 소량 사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레시피 변경은 어렵지 않다고 내다봤다.
 
막걸리업계 관계자는 “막걸리 회사당 10여종 이상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데 일부 막걸리에만 사용 중인 상황”이라며 “대체제는 이미 준비가 된 상황이고, 정부의 결정에 따라 적용하는 시점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코카콜라는 지난 2017년 ‘코카콜라 제로’를 리뉴얼하면서 아스파탐 대신 ‘수크랄로스’로 인공 감미료를 대체했다. 동아오츠카도 ‘나랑드사이다’에서 아스파탐을 뺐다. 롯데웰푸드와 하이트진로 등 대형 식품, 주류업체들은 모든 제품에 아스파탐을 쓰지 않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협력 관계인 펩시콜라 본사 펩시코와 관련 논의에 돌입했다. 롯데칠성음료가 펩시코로부터 원액을 받아 국내 생산·판매하고 있는 제로슈거 제품인 ‘펩시제로’ 3종(라임·망고·블랙)에 아스파탐을 사용을 사용하고 있다.
 
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WHO의 결정이지, 아직 우리 정부에서 기준치 변경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기준치 하향에 대한 찬반 논란보다는 명확하고 발빠른 정부의 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당장 회복이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는 게 남 국장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유통업계에서는 ‘무(無) 아스파탐’ 제품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CU와 더본코리아는 감미료를 쓰지 않고 쌀과 물, 발효제로만 만든 막걸리 ‘백걸리’를 출시했다.
 
CU는 “보통 막걸리 제조 과정에서 단맛을 내기 위해 아스파탐, 사카린나트륨, 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를 일부 첨가하는데, 백걸리에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홈술닷컴도 7월 동안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말부터 ‘제로 말고 제대로’라는 광고 카피로 홍보 중인 프레시코의 콤부차 음료 ‘아임얼라이브’ 역시 비슷한 마케팅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콤부차는 녹차·홍차를 장시간 발효해 만드는 탄산음료로, 이 업체는 제품에 감미료 대신 유기농 사탕수수 원당을 발효시켜 건강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단 여론이 아스파탐이 ‘발암물질’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게 형성된 만큼 당분간 되돌리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업체들이 대체제를 첨가하면서도 기존 맛을 유지하는 방법을 하루빨리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