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홍성군 DMO 사업단장 "민간이 나서 '관광통' 부활…官 변화시켰죠"

2023-07-07 00:00
행복한여행나눔, 플랫폼 역할 주도…28개 기관 참여
불법 차박 등 지역문제 해결…관광예산 꾸준히 증가

김영준 홍성군 DMO 사업단장이 지난달 22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20년부터 현재까지 DMO에 선정된 홍성군 DMO 사업단은 민간기업 (주)행복한여행나눔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남해군관광문화재단과는 다르다. 물론 공공적 영역에 깊이 들어와 홍성(충남)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행복한여행나눔은 거버넌스의 역할을 배분하고 정보를 수집·전달하는 플랫폼으로서 홍성 관광 발전과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 문제 해결 '앞장'···DMO로서 역할 '톡톡'

김영준 단장은 DMO 사업 공모를 준비하면서 관광통이라는 거버넌스를 부활시켰다. 관광통은 2015년부터 1년여 동안 운영하다가 농촌 관광 인기가 식으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졌었다. 

김 단장은 "홍성통이라는 큰 거버넌스 안에 관광 거버넌스 '관광통'이 있었다. 우리는 DMO 사업 공모를 준비하면서 관광통 부활 의지를 다지며 8개 기관이 모여 관광통을 부활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관광통에는 28개 기관이 활동 중이다. 이들 기관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한 달간 추진할 계획들을 논의한다. 김 대표는 "이 모임을 통해 기관별 추진 사업 중복 사례를 막고, 서로 몰랐던 관광 자원을 공유하면서 사업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문제 해결 넘어 관광 활성화에 큰 힘

김영준 단장은 DMO를 운영하면서 지역에 산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중 하나가 홍성 내 '불법 차박·야영 문제'였다. 

김 단장은 "코로나 기간에 홍성 남당항이 차박 명소로 입소문이 나며 불법 차박·야영족이 우후죽순 늘었고 관련 민원이 쇄도했다.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우리는 거버넌스와 함께 '문제 발견-해결 방안 모색-기획사업 운영-지속 가능성 확보' 등 과정을 거쳐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우선 불법 차박 이용자를 농촌 체험마을로 유도하는 한편 농촌체험마을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과 야영장 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 철저히 구분해 야영장 업주들 불만을 해소했다. 또 사진 공모전을 통해 남당항 불법 차박 등 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시키는가 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친숙한 학생들을 선발해 불법 차박 근절 캠페인도 전개했다.

이 같은 활동이 지역 사회에 알려지다 보니 청운대에 3학점 교양수업(올바르고 깨끗한 차박 문화 만들기)이 생기기도 했다. 
 
홍성 내 숙소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다 기존 숙소 개선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기반시설보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리 체험' 등 이색 프로그램을 개발해 호응을 얻었다. 

김영준 단장은 "현재까지 숙소 세 곳에 대해 개선사업을 마쳤고 그중 한 곳은 내년까지 행복한여행나눔이 운영·관리를 맡는다. 관리 수익금은 다른 숙소 개선사업에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을 변화시킨 민간 DMO

DMO 공모 사업 선정 후 홍성은 큰 변화를 겪었다. 문화추진사업단 지원 예산 중 관광 비중이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관광에 대한 지역민들 인식도 바뀌었다. 

김영준 단장은 "관광에 큰 관심이 없던 지역 주민들이 이제는 어떻게 하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민간'이 '관'을 변화시킨 것이다. 

김 단장은 "과거 현안을 논의할 때 민간은 지자체 등에 예산·인력 등을 요구하기 바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관은 회의 참석을 점점 부담스러워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그는 관광통을 재추진할 당시 "행정기관으로 가는 민원을 관광통이 해결해 주겠다"고 역제안했다. 행정이 해결해야 할 민원을 DMO 선에서 해결하며 관의 부담을 덜어주기 시작한 결과 현재는 행정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거버넌스 회의에 참여한다. 

귀촌·귀농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김 단장은 '어서와 홍성은 처음이지? 프로그램을 기획해 귀촌인 30명을 서포터스로 선발한 후 그들 지인을 초청해 자신이 설계한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관광'이 귀농·귀촌을 이끄는 동기가 되도록 할 예정이다. 

그는 "살아보기 프로그램 진행 시 사전·사후 관리가 중요하다. 홍성에 관해 기대감과 환상을 심어주지 않도록 하고, 귀촌 활동 실상에 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1년 차 귀촌인과 매칭도 해준다.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귀촌 또는 귀농을 하고 정착률도 높다"고 말했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고장 꿈꾼다

김영준 단장은 홍성이 '관광'으로 먹고사는 고장으로 거듭나길 누구보다 바란다.

김 단장은 "다른 지역 DMO와 교류·소통하면서 우리도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인식을 갖게 됐고 자연스럽게 꿈을 꾸게 됐다"며 "앞으로 남해처럼 되고 싶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고장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민간기업이기 때문에 DMO 참여 종료 후에도 예산 지원이 되면 좋겠지만 규정상 사업 참여 종료 후에는 예산 지원이 끝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이후 설계를 해야 한다"며 "거버넌스 안에 센터와 재단 등이 다양하게 활동 중인 만큼 관광 관련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