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청년 정치인을 대표하는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당협위원장과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목소리로 여의도 정치의 공천 시스템을 비판했다. 이들은 청년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정책과 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 위원장은 한국정치가 변화하기 위해선 공천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선거 막바지에 새로운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보다는 당 내부에서 인재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천 위원장은 "총선을 앞두고 외부에서 마구잡이로 후보자를 데려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민주당도 마찬가지다"라며 "최소 선거 1년 전에 영입을 끝내서 남은 기간 동안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며 꾸준히 인재를 길러내는 인재영입위원회가 상시적으로 가동돼야 한다"고 했다.

천 위원장은 또 "국회의원이 어렵다면 지방의원부터 시작할 수 있게 당이 도와야 한다"며 "공천권을 가진 당대표가 바뀔 때마다 제로베이스로 돌아가는 공천 시스템부터 고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공천제도 개혁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실정치를 '봉건제도'에 비유했다. 천 위원장은 "지방의 유력자들이 당원을 모아 당대표에게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그렇게 당선된 의원들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어떠한 의제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원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역구 표심 다지기에만 급급한 '지방영주'와 같은 삶을 누리고 있다"고 혹평했다.
 
천 위원장은 당내 소장파로 분류되는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팀과의 정치적 연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천하용인팀과 서울에서 정기적으로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며 "지난 3월 전당대회에서 나름 인지도를 얻었지만 각자 성장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을 포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논의 중"이라고 했다. 

최근 정치권의 신당 창당 기류에 대해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며 "짜장면과 짬뽕의 덜 썩은 부분을 뽑아내 섞어 팔겠다는 느낌"이라고 혹평했다.
 

장 최고위원은 청년세대가 사회 주류로 성장한다면 기존 정치 양상이 많이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청년들은 옛날처럼 큰 정치인이 나와서 시대정신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목소리를 잘 들어주는 정치인을 원한다"며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적절하고 시의성 있게 대변해 주느냐가 필요하다고 보고, 때에 맞는 이슈를 기민하게 잡아내느냐를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화, 민주화와 같은 대단한 시대정신은 사실상 다 사라졌다. 지금 청년세대들은 거창한 대의명분 보다 내 삶에 와 닿는 변화를 훨씬 더 중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년들은 진영논리보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실용적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최고위원은 또 "청년유권자의 표심을 얻고 싶다면 청년들에게 어떤 이슈가 있는지 더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 최고위원은 최근 한 대학생이 예비군 훈련에 참석했다가 결석 처리돼 장학금을 받지 못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에서도 다루려고 바로 정책을 내고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도 예비군 수업 때문에 장학금 못 받은 학생 내가 장학금 내주겠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그때 이슈가 무엇인지 청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촌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은 정치인에 대해 실제로 해낼 능력, 즉 유능함에 집중하고 있다"며 "(정치인이)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그걸 이룰 능력이 없는 당이나 세력에는 별로 관심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 최고위원은 창당을 선언한 양향자 전 무소속 의원 주도의 '한국의 희망'에 대해 "신당을 하겠다는 분들은 여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기대고 있다"며 "여당, 야당도 다 잘못했고 싫으니까 우리는 중도로 가겠다는 식은 전형적인 뜬 구름 잡기"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