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여행 결산] 실적 회복에 웃고 정치 갈등·1등 갈등에 울었다

2023-06-23 20:38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명예위원장 추대받는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2023년 상반기. 여행업계는 활짝 웃기도, 갈등 속에서 울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서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활짝 열리고 각국이 입국 규제를 완화하며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전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였던 괌과 사이판, 필리핀 등의 한국인 여행수요가 폭증했다. 

정부는 2023년 관광 예산 1조2995억원을 풀기로 했다. 방한외래객 유치를 위한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 관련 사업에 100억원을, K-관광 로드쇼에 46억원을, 섬 관광 활성화 사업에 51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해 오는 2027년까지 방한외래객 3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정부는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위원장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임명했고, 김건희 여사를 명예위원장으로 추대하기도 했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온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자국으로 들어오는 내·외국인 입국자 격리를 전면 해제했다. 

입국자 격리 해제 방침에 따라 중국에 입국하는 내외국인은 입국 후 공항에서 실시하는 건강 신고와 일반적 검역 절차 시 이상이 없으면 격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방문·체류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출발 48시간 전 신속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실시한 후 음성 판정을 받으면 입국할 수 있다. 

출발지 소재 중국대사관 또는 영사관에서 발급받던 건강 코드도 필요없고, 입국자 대상 공항 PCR 검사도 없어졌다. 

중단했던 외국인 관광 비자 발급도 재개했다. 이에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중국 여행상품을 재정비하고 잇달아 판매에 나섰다. 당연히 중국여행 예약률도 껑충 뛰었다. 

힘든 시기를 보냈던 노랑풍선은 위기를 극복하고 실적을 개선했다. 이에 임직원 333명에게 총 85만 825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1~4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여행객 수는 260만3028명을 기록, 올해 방한 외래객 1000만명 유치 목표에 힘을 보탰다. 

정부가 청와대를 '관광 랜드마크'로 키우기로 하고, 청와대 관리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에 위임했다.

문체부는 청와대를 역사와 문화, 자연이 국민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공간으로 만들고 주변 역사·문화 자원과 북악산 등을 연계해 세계적인 관광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한 작업을 다양하게 벌이고 있다.  

'여행 가는 달'도 추진했다. 비수기 여행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여행 가는 달'은 올해 더 다양하고 더 풍성한 혜택을 탑재해 대방출했고, 상반기에만 ‘숙박 할인 쿠폰 90만장’을 지급하기로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 해제와 자국민의 해외여행 허용 방침 발표 후 중국인 대상 방한 관광상품 재정비에 공을 들이던 여행업계는 또 한번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1월 2일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신속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화 등 '고강도 검역'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동안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PCR 검사를 의무화했다. 입국 후 검사, 결과 전 자택 격리 조건도 필수였다.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운영, 인도적 사유 등 목적을 가진 자를 제외하고 중국 내 공관을 통한 단기 비자 발급도 제한했다. 

정부의 중국발 입국자 대상 고강도 방역 대책 발표는 중국 정부의 방역 규제 완화 발표에 일제히 여행상품 재정비에 나섰던 방한 관광 여행사들의 기대감을 한 번에 무너뜨렸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단체 해외여행을 허용하면서도 '정치적 갈등'을 이유로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만 허용국에서 제외한 것도 올해 상반기 큰 화두였다. 

하나투어와 야놀자가 인수한 인터파크는 '해외여행 1등'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5월 배우 전지현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인터파크가 '해외여행 1등은 크다, 인터파크다' 광고문구를 내걸어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자, 하나투어는 즉각 발끈했다. 

하나투어 측은 '허위·과장 표시 광고'라고 주장했고, 해당 문구를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증명을 인터파크 측에 발송했다. 하지만 인터파크는 광고를 강행했고, 하나투어와 측은 인터파크의 광고 문구가 표시광고법에 어긋난다는 내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