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북한, 군사분계선 또 침범…DMZ에 수백m 대전차방벽 설치도

2024-06-18 17:27
지난 9일 중부전선 MDL 넘어온 이후 9일 만
경고방송·경고사격 이어지자 퇴각…일부 무장
북, DMZ 지뢰매설 중 폭발…사상자 다수 발생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다수 인원이 지뢰 폭발로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군 당국이 18일 밝혔다. 전선지역에서 작업 중인 북한군. [사진=합동참모본부]

북한군 수십명이 또다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또 북한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MDL 북쪽 2㎞ 지점(북방한계선) 일부 지역에 최대 수백 m에 달하는 대전차 방벽 4개소를 건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매설 중 폭발이 일어나 북한군 사상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중부전선 DMZ 내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20∼30명이 MDL을 20m가량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에 북상했다.
 
합참은 북한의 이번 사건에 대해 단순 침범으로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들이 MDL을 넘어온 후 우리 군이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하자 (북한군들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식별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군 중 무장을 한 인원은 우리 군이 아닌 자신들의 병력을 보며 경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의 MDL 침범은 약 9일 만이다. 지난 9일 낮 12시 30분께에도 중부전선 DMZ 내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20∼30명이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북쪽으로 돌아갔다. 약 20분 후 북한군 4명이 또 MDL을 넘어왔지만 우리 군의 경고방송·경고사격에 북방으로 재차 이동했다.
 
북한군이 이날 침범한 MDL 지역은 9일 침범지역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은 일반적으로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식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 곳이다. 북한군이 이곳에 지뢰매설 등을 하려면 먼저 수풀을 제거해 불모지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사전 작업 차원에서 움직이다가 MDL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합참 관계자는 “지뢰를 매설하려면 어느 정도 불모지가 돼야 한다”며 “(해당 지역은) 수풀이 우거져서 정찰하면서 전초 작업의 차원에서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군은 올해 4월께부터 북방한계선 등 전선지역 여러 곳에 다수 병력을 투입해 경계능력 보강을 위한 불모지 조성, 지뢰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전선지역에서 대전차 방벽 추정물을 설치 중인 북한군. [사진=합동참모본부]

북한군은 DMZ 내 10여곳에서 1곳당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을 동원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루 최대 수천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DMZ 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DMZ 북방한계선 일부 지역에 건설 중인 방벽은 국경선 역할을 하는 장벽이라기보다는 대전차 장애물로 보고 있다.
 
대전차 장애물로 추정되는 구조물은 동·서·중부 전선 등 전 전선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는 4∼5m에 콘크리트로 타설했으며, 길이 수m에서 수백m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의 다른 관계자는 “MDL을 소위 국경선으로 만들려는 활동과의 연계성은 지속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MDL의) 국경선화 가능성은 있으나, 현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군의 여러 활동에 대해 이 관계자는 “북한군과 북한 주민의 월남 및 귀순 차단 등 내부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도 보인다”며 “과거 귀순자가 발생했던 지역에 지뢰를 매설하고 관측의 용이성 제고를 위해 불모지 조성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북한이 기상, 작업병력과 자재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작업지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전선지역 일대 우발상황 발생에 대비해 북한군의 전선지역에서의 활동을 면밀히 추적하고 있으며, 정전협정 등 유엔사와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선지역에서 교량 공사 중인 북한군. [사진=합동참모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