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분양가] 서울 '평당 분양가 3000만원' 시대 "원가 상승 영향... 우수입지 공공분양 부각될 듯"
2023-06-20 18:27
아파트 분양가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서울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가 3000만원을 돌파했다. 대다수 민간 아파트가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받지 않는 데다 건설 원자잿값 인상이 분양가에 반영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우수 입지에서 공급하는 공공분양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당 평균 분양가(직전 1년 평균)는 전월보다 1.4% 오른 3106만6200원으로 나타났다. ‘국민평형’으로 통하는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하면 1년 사이 분양가가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고분양가 흐름은 서울 등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도 마찬가지다. HUG 조사 결과 지난달 부산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평당 2009만3700원에 달했다. 대구와 대전, 광주 등의 분양가도 지난 1년 새 1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1월 부동산 시장 정상화 차원에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해제한 바 있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분양가 산정에 활용되는 기본형건축비도 지난 2월과 3월 각각 1.1%, 0.94%씩 상향 조정했다.
앞으로 분양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원자잿값 등 아파트 건축비 상승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내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제로에너지 로드맵’에 따라 30가구 이상 규모 민간아파트는 에너지 자립률 20%를 달성해야 하는 만큼 관련 자재 사용, 시스템 구축 등으로 인한 비용도 오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인상으로 인한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분양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공공분양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수도권 민간 아파트와 공공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1913만원, 1482만원이다. 분양가 차이가 지난해 말 359만원에서 431만원으로 확대된 것이다.
올해 말까지 사전청약 예정인 수도권 공공분양 물량은 1만76가구다. 서울에서는 2711가구가 공급될 예정으로,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590가구)를 비롯해 12월 동작구 대방동 군부지(836가구), 서초구 성뒤마을(300가구) 등 좋은 입지의 물량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청약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며 “특히 금리 인상과 분양가 인상으로 자금 마련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서울 등 우수 입지에서 공급하는 공공분양 주택의 경우 장점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