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전횡 요인 '킬러문항' 배제...이주호 "물수능 아냐, 공정한 수능 위한 것"

2023-06-19 10:52

이주호 사회부총리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교육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공교육 과정 내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사교육 시장 전횡 요인으로 꼽힌 '킬러문항'을 지적하며, 일부 수능 대형 입시학원 등에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공정한 수능이 되도록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를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가 확보되도록 출제기법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며 "교육부 수장으로서 모든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공교육이 다루지 않은 부분을 출제하면서 사교육 문제를 키웠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과 다르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난 정부가 방치한 사교육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해 교육부 수장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 관련해 "학교 수업으로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고 말했다"고 한 것에 야당이 "쉬운 수능은 변별력만 없을 뿐"이라고 지적한 점을 두고, 이 부총리는 "공정한 수능은 결코 물수능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부총리는 "그간 논란이 돼 온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소위 '킬러 문항'은 시험의 변별성을 높이는 쉬운 방법이지만,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근본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 아이들이 학원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공정한 수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부 수능 입시 대형학원의 과장 광고 등 학원의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 수요를 원인별로 맞춤형 대응을 하는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주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한 윤 대통령은 오는 9월 6일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비문학 교과 융합형 문제 등 복잡한 '킬러 문항'을 빼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손쉽게 수능 변별력을 확보한 교육 당국과 이른바 '수능 기술'로 배를 불려온 학원가 사이에 이권 카르텔을 해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