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증권사 인수주관 1위 다툼… KB·한투 격차 줄었다

2023-05-31 17:00
한투證 수수료 수익 196억… KB證 219억 바짝 추격
신고서 철회·수요예측 미달 등 대내외적 변수가 관건

[사진=각 사]


기업공개(IPO)와 채권 발행 등 증권사 인수업무 1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IPO 주관으로 압도적 1위를 달성했던 KB증권과 전통의 기업금융(IB) 명가 한국투자증권이 맞붙는 모양새다.

31일 각 사가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2월 결산 증권사 26곳의 1분기 유가증권 인수업무 수수료 총액은 1949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306억9000만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 대비로는 1357억900만원(41.04%) 감소한 수치다.

인수업무 수수료 총액은 줄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IB 중 유일하게 수수료 수익을 키웠다. 지난해 1분기 174억7900만원이었던 한국투자증권 유가증권 인수업무 수수료는 올해 1분기 196억4300만원으로 21억6400만원(12.38%)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IB 수수료 성장은 DCM 부문이 견인했다. 지난해 1분기 8조1595억5300만원이었던 회사채 주간사 실적이 올해 18조828억3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한 덕분이다. 회사채 인수 실적도 5조6781억7000만원에서 7조9665억3000만원으로 2조2883억6000만원(40.83%)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금리 불확실성 해소와 연초 효과 수혜에 따른 전반적인 회사채 시장 호조로 회사채 부문이 선전했다"며 "수수료가 비교적 높은 빅딜 수임 비중이 높았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한국투자증권이 인수업무 분야에서 선전하면서 지난해 KB증권이 차지했던 인수업무 분야 수수료 수익 1위 다툼이 치열해지는 형국이다. KB증권의 1분기 인수업무 수수료는 219억2000만원으로 26개 증권사 가운데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수수료 795억5000만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 IPO 주관으로 발생한 수수료 수익 196억3500만원을 제외해도 인수수수료가 400억원 가까이 급감했다.

전체 인수업무 수수료에서 KB증권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1분기 24.06%에서 올해 11.24%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5.29%에서 10.07%로 두 배 가까이 점유율을 확대했다. 두 증권사 간 점유율 격차가 18.77%포인트에서 1.17%포인트로 줄어든 만큼 남은 사업연도 동안 어떤 딜을 수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KB증권 관계자는 " IPO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양적인 면보다는 면밀한 기업실사를 통해 발행 회사와 투자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IPO 딜을 선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수 기업에 대해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들어서도 두 IB 명가 간 1위 쟁탈전은 지속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2분기 들어 총 2조9108억원 규모 채권을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조6354억원을 인수하며 뒤를 쫓고 있다. IPO 부문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525억원, KB증권이 200억원을 맡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모두 IB 부문 1위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쏟고 있다"며 "계획하고 있는 딜을 무난하게 성사시키는 곳이 IB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신고서 철회나 대규모 수요예측 미달이 발생하면 난항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