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일당, 26일 기소될 듯..커지는 '증권사 책임론'

2023-05-25 14:57
檢, 라덕연 25일 구속기소 전 마지막 소환조사
금감원 "일부 증권사, 본인 확인 절차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42) 등을 26일 구속기소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일부 증권사에서 라 대표 일당이 시세조종에 활용한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계좌를 너무나도 쉽게 개설해 준 점을 적발한 만큼, 증권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수단, 26일 라덕연 일당 기소할 듯...오늘 라덕연 소환조사
25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26일 라 대표 등을 재판에 넘긴다. 라 대표에 대한 구속 기한이 오는 28일로 도래했기 때문이다. H사 총괄 관리를 맡은 변모씨(40)와 고액 투자자 모집책 역할을 맡은 프로골퍼 출신 안모씨(33)도 함께 구속 기소할 계획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주말에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만큼 26일 재판에 넘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구속기소 전 마지막으로 라 대표 등을 한 차례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 등은 투자자들에게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여러 종목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수사팀은 전날 라 대표 일당이 주가조작 수단으로 활용한 CFD 계좌 거래내역 등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키움증권과 KB증권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CFD 취급 증권사들 문제 대거 적발..."본인확인 절차 생략"
다만 압수수색 다음날인 25일 금융당국이 CFD 관련 검사 진행 상황을 공개하면서 법조계에서는 CFD 상품을 취급한 증권사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이날 일부 증권사가 비대면 CFD 계좌 개설 시 본인 확인 절차를 생략하고 있다는 점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투자자에게 교부하는 핵심 설명서에 투자 위험을 실제보다 축소해 안내한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CFD에 대한 투자 광고에서 CFD 상품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안내한 사례도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신용거래이자 차명 거래와 유사한 상품인 CFD 계좌를 너무 쉽게 개설해줬다는 등의 이유로 증권사에도 귀책사유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면 계좌 개설이 활성화하고 있지만, '신용 거래' 상품인 CFD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한 것은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이라는 등의 이유에서다.

CFD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설명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CFD가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긴 하지만 신용을 빚으로 바꿔 주식을 사고파는 일명 '빚투' 상품인 점,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사고판다는 점에서 '차명 거래'와 유사하다는 점 등에 대한 설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금감원이 적발한 내용대로 △본인 확인 절차 생략 △투자 위험 축소 안내 △거짓 광고 등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형사책임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 전문 박현근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소속)는 "수사 과정에서 증권사의 위법사항이나 절차상 중대한 하자나 과실 등이 확인된다면 증권사도 형사적 책임과 함께 민사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확인된다면 형사적으로는 투자자 보호 관련 조항들을 담고 있는 자본시장법으로 의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