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SG증권발 주가폭락' 관련 키움증권 압수수색..."CFD 자료 확보 차원"

2023-05-24 10:35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사태에 연루된 키움증권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키움파이낸스스퀘어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지난달 말 폭락한 종목들의 차액거래결제(CFD)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다.

CFD는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이사(42‧구속) 등 주가조작 의심 세력이 시세 조종 수단으로 악용한 파생상품이다. 신용을 빚으로 바꿔 주식을 사고파는 파생상품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손실도 극대화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다. 일명 '빚투' 상품으로도 불린다.

라 대표 등은 투자자들이 준 개인정보와 휴대전화로 각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본인 동의 없이 CFD 계좌를 추가로 개설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방식 등으로 투자금을 불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번 주가조작 의혹의 주범은 라 대표의 일당이지만, CFD를 취급하고 투자자 보호의무를 다해야 할 키움증권 등 증권사도 온전히 책임을 벗어날 순 없는 상황이다. 특히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73)의 경우 다우데이타 보유 지분 약 600억원을 폭락 직전 처분해 주가조작 정황을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한 강제 수사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사팀은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물인 라 대표 등을 이번주 중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전날 이번주 중 라 대표와 H사 총괄 관리를 맡은 변모씨(40), 투자자 모집책 역할을 맡은 프로골퍼 출신 안모씨(33)를 구속 기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라 대표 등은 투자자들에게 휴대전화와 증권계좌 등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뒤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삼천리·다우데이타·서울가스 등 여러 종목의 주가를 띄운 혐의를 받는다. 통정매매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사전에 가격을 정해 놓고 매매하는 행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