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더 덥다…엘니뇨에 7~8월 남부지방 많은 비

2023-05-23 15:10
기상청 '6~8월 전망'…기온 높을 확률 40%
'역대급' 2018년보단 폭염 기간 짧을 듯

더위가 찾아온 지난 16일 오후 대구 동구 신서중앙공원에서 한 시민이 물을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여름 우리나라는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2018년보다는 폭염 기간이 짧을 전망이다. 7~8월에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청은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오는 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밝혔다.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20%다. 6월 평년기온은 21.1∼21.7도, 7월은 24.0∼25.2도, 8월 24.6∼25.6도다.

호주·캐나다·프랑스·독일·일본 등 전 세계 10개 기상청과 관계기관도 우리나라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6∼64%로 예측했다.

기상청은 지난 4월 서아시아 지역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은 영향으로 우리나라 부근으로 고기압성 순환이 형성되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오를 것으로 봤다. 7월까지 남인도양과 필리핀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따뜻하고 동인도양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차가운 점도 한국 부근에 고기압을 발달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최근 50년(1973∼2022년)간 6월 평균기온은 1.4도 상승했다. 7월과 8월엔 각각 0.9도 올랐다.

다만 지난 3월까지 만주 지역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은 점은 변수다. 이 영향으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발달해 우리나라에 찬 공기를 불어 넣으면서 6월 기온이 내려갈 수 있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역대급 폭염이었던 2018년과 올해는 상황이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언제든 폭염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당시처럼 지독하게 지속되는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수량은 7월 들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6월 강수량은 평년(101.6∼174.0㎜)과 비슷할 확률이 50%다. 평년보다 많을 확률은 30%, 적을 확률은 20%다.

7월엔 비가 오는 날이 많겠다. 강수량은 평년(245.9∼308.2㎜)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로 같다.

8월은 평년(225.3∼346.7㎜)과 비슷할 확률이 50%이고 많을 확률은 30%, 적을 확률은 20%다.

통상 여름철에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오는 경향이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고 엘니뇨가 1년 이상 이어지는 '강한 엘니뇨'가 찾아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조 과장은 "강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국내 7~8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은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한 엘니뇨가 될지는 현재로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