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인공지능(AI) 개인비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AI 개인비서가 등장하면 사람들이 굳이 검색엔진이나 온라인 쇼핑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구글이나 아마존이 존재할 이유가 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게이츠 창업자는 22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벤처펀드 SV앤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AI를 주제로 개최한 행사에서 “미래 최고 기업은 '개인 디지털 에이전트'를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디지털 에이전트란 개개인을 위해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비서라고 할 수 있다.
 
게이츠 창업자는 "그 기술(AI 개인비서)은 사용자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며 "누가 AI 개인비서 기술을 개발하든 그것은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AI 개인비서의 등장으로 “(사람들이) 검색 사이트나 아마존에 다시 갈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AI 비서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습관을 이해할 것”이라며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할 때 그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AI 비서가)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게이츠 창업자 발언은 구글과 아마존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비서가 개발된다면 검색 사이트인 구글이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게이츠 창업자는 AI 개인비서가 대량생산돼 사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했다. 그때까지는 회사들이 주로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이른바 생성형 AI 기술을 자체 제품에 접목하는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게이츠 창업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AI 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실망했을 것”이라면서도 “인플렉션 AI를 포함한 일부 스타트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한 무스타파 술레이만이 이끄는 인플렉션 AI는 AI 비서 개발에 집중하는 소규모 스타트업이다.
 
게이츠 창업자는 미래 최고 AI 기업이 스타트업이나 빅테크가 될 가능성을 50대50으로 제시했다. 실제 AI 기술을 두고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 예로 애플은 최근 AI 관련 채용 공고를 100여 개나 하는 등 AI 기술을 적극 개발하려 하고 있다.
 
게이츠 창업자는 AI로 구동되는 로봇의 등장으로 인한 고용시장 변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AI로 구동되는 로봇을 사용하는 것이 인간을 고용할 때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자리가 급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텍스트를 생산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술은 사무직 근로자에게,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산직 근로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게이츠 창업자는 “이 로봇을 발명할 때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6일 미국 의회에서 처음으로 열린 인공지능(AI)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뇌·인지과학자 게리 마커스 뉴욕대 명예교수 역시 AI 기술이 고용시장에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AI가 인간이 하는 직업 중 상당 부분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게이츠 창업자는 AI가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인류가 알츠하이머나 유사 질병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해당 신약들에 대한 인체 실험이 향후 10년 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