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빌게이츠' 부녀 등 탄 호화요트, 시칠리아섬 인근서 침몰
2024-08-20 13:53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앞바다에서 악천후로 호화요트 '바이에시안'이 침몰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영국 유명 정보기술(IT) 기업가 부녀 등 6명이 실종됐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오전 4시께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시 포르티첼로 인근 해역에서 승객 12명과 승무원 10명이 탑승한 56m 길이의 호화요트가 침몰했다.
요트에 타고 있던 15명은 구조됐으나, 1명이 숨지고 6명은 현재 실종 상태이다. 사망자는 선상 요리사인 리카르도 토마스로 확인됐다. 영국인 4명과 미국인 2명 총 6명이 실종됐다. 이중에는 마이크 린치(59) 전 오토노미 창업자와 그의 딸 해나(18)가 포함됐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그는 오토노미가 2011년 미국 휼렛패커드(HP)에 110억 달러(약 14조7000억원)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기업 실적을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금융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 1년여 간 가택연금 상태로 재판받다가 올해 6월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린치의 아내인 안젤라 바카레스는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자들에 따르면 린치가 직장 동료를 위해 이번 요트 여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구조자 가족의 말을 인용해 이는 린치의 무죄 판결을 기념한 여행이었으며, 법률회사와 린치의 인보크 캐피털 측 인사들이 초대됐다고 보도했다.
팔레르모의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는 구조자 중에는 한 살 짜리 아기도 포함됐다.
사고 당시 포르티첼로 연안에는 폭풍우가 몰아닥친 것으로 파악됐다. 목격자들은 강한 돌풍으로 인해 요트의 돛대가 부러졌고, 이로 인해 배가 기울면서 순식간에 가라앉았다고 언급했다.
팔레르모의 해안 경비대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바람이 매우 강했다. 악천후는 예상됐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부근에 있다가 구조 활동에 나선 배의 선장 카스텐 보너는 "폭풍이 지나간 다음 바로 뒤에 있던 요트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며 불과 몇 분 만에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폭풍의 원인을 극단적인 기상현상으로 꼽는다. 기상학자 루카 메르칼리는 "시칠리아 주변의 해수면 온도는 30도로 평상시보다 거의 3도나 높았다"며 "이는 엄청난 에너지원을 만들어내며 강력한 폭풍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항만 당국은 구조된 선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