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빛과 그림자] 글로벌 4대 방산수출국 '날갯짓'…IRA 맞먹는 보호무역주의 '발목'
2023-05-17 00:10
지난해 방산 수출액 22.5조 '역대 최고'
폴란드ㆍUAE '절충교역 제도' 적용
현지공장ㆍ자국 부품 등 반대급부 요구
폴란드ㆍUAE '절충교역 제도' 적용
현지공장ㆍ자국 부품 등 반대급부 요구
윤석열 정부는 핵심 국정 과제 중 하나로 방산 수출 확대를 내세웠다. 지난 2월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K-방산’ 23조원 수출 등을 성과로 제시하면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방산 '세계 4강' 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세계 방산수출 시장 점유율 5%를 넘어 세계 4대 방산수출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방위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소재부품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민·군 기술협력에 2027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남에서 방산수출전략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국방부는 무기를 구매한 국가가 품질에 만족할 수 있도록 '포스트 세일즈', 즉 판매 후 관리까지 군이 주도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스스로 영업사원을 자청할 만큼 방산 세일즈에 적극 나서며 K방산 제품의 성능을 주변국에 알리고 있다. 그는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도 "미국·러시아·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진입으로 방위산업을 전략 산업화하고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폴란드와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다연장로켓 천무 등 최대 40조원어치 수출 계약을 맺었다. 폴란드 정부가 지난달 밝힌 'K 방산' 도입 계약 규모는 총 148억 달러, 약 2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K방산이 글로벌 빅4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문제는 주요 수출 대상 국가들이 무기 판매에 따른 대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폴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UAE 등 주력 수출대상 국가들이 절충교역이라고 불리는 제도를 적용해 수입금액에 상응하는 금액의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는 70% 이상, UAE도 최소 수입금액의 60% 이상을 이행해야 한다. 이로 인해 방산수출 4대 강국 도약에 상당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폴란드, 호주뿐만 아니라 인도, UAE, 사우디 등 주요 수출국은 최근 들어 미국의 반도체, 전기차 관련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술이전, 현지 생산, 자국산 부품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최근 대규모 수출이 성사된 폴란드와 호주에 K-2 전차, K-9 자주포 및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수출품을 현지생산하기 위한 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방위 산업 관련 투자 확대 및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이 계속 성장하는 방산 부품산업 환경을 마련하고, 우수한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뒷받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지난 9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 "금융지원 확대를 활용한 투자 지원, 부품국산화 사업을 통한 중소기업 개발비용 지원 등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