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쓸어 담는 개인투자자…올해 순매수액 14조 돌파

2023-05-16 17:00

[자료=금융투자협회]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의 채권 순매수액이 14조원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데다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장외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14조2128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년도 지나지 않아 벌써 지난해 한 해 동안 개인이 순매수한 20조6113억원의 68% 규모를 사들였다.
 
개인은 주식시장을 떠나 채권시장으로 몰려갔다. 개인투자자가 올해 유가증권시장(ETF·ETN·ELW 제외)에서 7조1618억원을 순매도했다.
 
채권 종류별로는 개인은 국채를 5조144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회사채(3조3177억원), 기타금융채(3조2803억원) 등에도 주로 투자했다.
 
채권은 그동안 기관투자자나 고액 자산가가 주로 투자하는 자산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부터 안전자산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개인 매수세가 가속화됐다.
 
채권형 펀드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 전체 설정액은 연초 이후 4조7021억원이 증가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3.31%다.
 
이 기간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는 3300억원이 증가한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펀드다. 이어 키움더드림단기채펀드(2292억원), 미래에셋코리아중기펀드(2169억원), 코레이트초단기금리혼합자산펀드(1622억원) 등 일반채권형 펀드, 초단기채권형 펀드 위주로 설정액이 늘었다.
 
채권은 시중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이 오르는데, 만기까지 보유하면 원금에 이자까지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들어선 금리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지만 개인의 채권 매수는 이어지고 있다.
 
채권금리는 올해 들어 하락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3.760%에서 지난 15일 기준 3.275%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전망 속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더욱 사들이는 분위기다.
 
또 하반기에는 개인투자자의 국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개인투자용 국채'가 별도로 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입찰로 금리를 결정하는 일반 국채와 달리 정부가 사전에 공고한 이자율에 만기 10~20년 장기물로 발행된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2억원 한도 내에서 이자수익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분리과세(14%)를 적용한다.
 
회사채의 경우 하반기 경기가 더디게라도 개선되고, 시장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며 수급 부담이 제한적인 경우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용 스프레드란 회사채 금리에서 같은 만기의 국고채 금리를 뺀 값이다. 신용 스프레드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해당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어 금리는 떨어지고 가격이 오른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금리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초우량물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제한적"이라며 "하반기 투자전략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회사채, 여전채를 우선순위로 제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