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복합위기 넘는다] 대우건설, 해외·신사업에서 '미래 활로' 찾는다

2023-05-11 08:05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대우건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며 또 다른 반세기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건설경기가 부진하면서 신사업 필요성이 이전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대하는 한편 해외시장 수주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최대 영업이익' 달성했지만 올해 주택시장 침체에 '휘청'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우건설 연간 영업이익은 7600억원으로 전년(7383억원) 대비 2.9% 증가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앞서 2021년에도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 영업이익 최대치를 달성한 데 이어 2년 연속 괄목할 만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20% 증가한 10조4192억원을 기록하며 몸집도 키웠다.

중흥그룹이 인수한 첫해 화려한 비상에 성공한 대우건설이지만 올해는 날개가 다소 꺾인 모습이다. 해외 대형 현장이 가동되면서 전체 매출은 증가했으나 국내 주택 부문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176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 역시 9.8%에서 6.8%로 떨어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일시적으로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주택건축 사업 부문에서 원가율이 급등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아주경제]



◇포트폴리오 다각화 집중···해외시장서 활로 찾는다

주택시장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우건설은 올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해외시장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1분기 대우건설 신규 수주는 총 4조1704억원으로 작년(2조6585억원)보다 56.9% 증가했다. 수주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45조9283억원으로 4.4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신규 수주는 해외 플랜트에 집중됐다. 1분기 대우건설 해외 매출은 지난해 3406억원에서 올해 1조8034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대부분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플랜트 부문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1분기 1338억원에서 올해 1조8058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3%까지 치솟았다.

대우건설은 현재 이라크 알 포 추가 공사,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비료공장 3차, 리비아 발전·SOC 인프라 복구 사업 등 후속 수주를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사진=대우건설]

◇ 차세대 먹거리로 '찜'···소형원전·도심항공교통 투자 늘린다

주택시장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위한 SMR·UAM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소형모듈원자로인 SMR은 출력 규모 300㎹e 이하인 원자로를 말한다. 기존 대형 상용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뛰어나며 방사성 폐기물 생성에도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전 세계적으로 시장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SMART 표준설계인가 획득사업에 한국전력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며 SMR 모델을 통한 사업 진출 시 우선공급권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발주한 총 3632억원 규모 ‘수출용 신형연구로와 부대시설’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UAM 시장도 대우건설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UAM 사업은 지상과 항공을 연결하는 3차원 도심 항공 교통체계로, 도심 상공에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차세대 교통체계다. 자율주행차와 함께 미래형 모빌리티 사업 분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2010년대 후반부터 드론과 수직이착륙기를 현장에서 운영하며 UAM 관련 사업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2020년에는 드론 제조 기업인 ‘아스트로엑스’와 ‘휴맥스EV’ 지분을 각각 30%, 19.9% 확보하며 항공교통 부문 사업을 본격화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공공공사 수주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어서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이 기대된다. 주택 부문에만 치중하지 않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대주주 중흥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올해 목표를 초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