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군비 지출 규모 사상 최고…한국 10위→9위
2023-04-24 16:18
지난해 세계 군비 지출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신냉전 격랑 속에서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이 군비 지출을 늘린 영향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 세계 군비지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총 군비 지출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기준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한 2조2400억 달러(약 2900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2.2%에 해당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신냉전 격화 속 유럽의 군비 지출이 전년 대비 13%나 증가하며 30년 만에 연간 기준으로 가장 가파르게 증가했다. 또한 미국, 중국, 러시아 3대 군사 대국의 지출은 전 세계 지출에서 56%를 차지했다.
나라별 순위를 보면 1위 미국, 2위 중국, 3위 러시아, 4위 인도, 5위 사우디아라비아, 6위 영국, 7위 독일, 8위 프랑스, 9위 한국, 10위 일본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의 지난해 군비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2.5% 감소한 464억 달러로, 일본(460억달러)을 추월했다. 군비 지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명목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9% 늘었다.
러시아의 지난해 군비 지출 규모는 전년 대비 9.2% 증가한 약 864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우크라이나의 군비 지출 총액은 지난해 44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0%나 폭등했다. 이는 SIPRI가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국가 기준으로 가장 높은 연간 증가율이다. 우크라이나의 GDP 대비 군비 지출 규모는 전년 3.2%에서 지난해 34%로 급등했다.
지난해 중부 및 서부 유럽의 군비 지출 규모는 총 3450억 달러로 냉전이 종식된 1989년 기록한 규모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핀란드(36%), 리투아니아(27%), 스페인(12%), 폴란드(11%) 등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이 지출 규모를 크게 늘렸다.
세계 최대 군비 지출국인 미국은 지난해 8770억 달러를 군비로 사용했다. 이는 전 세계 군비 지출의 39%에 달하며, 세계 2위인 중국보다 3배나 많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재정적 군사 지원은 지난해 총 19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냉전 이후 한 국가가 다른 수혜국에게 제공한 지원 규모 중 최대이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국가들의 총 군사비 지출은 5750억 달러였다. 이는 2021년보다 2.7%, 2013년보다 45% 증가한 것이다. 이 지역은 1989년 이후 계속해서 군비를 늘려왔다.
중국은 지난해 약 2920억 달러를 군비로 할당해 세계 2위에 올랐다. 이는 2021년보다 4.2%, 2013년보다 63% 증가한 것으로, 중국의 군비 지출은 28년 연속 증가했다.
일본의 군사비 지출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460억 달러로, 196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기시다 내각이 새 국가 안보 전략을 발표한 점에 비춰 일본의 군비 지출은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