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발 전기차 가격경쟁 시대 본격화

2023-04-17 06:00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차량가격을 인하하면서 전기차 가격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16일 자동차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가격이 국내외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있어 영향을 크게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본 등은 전기차 가격을 가장 우선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소비자도 차량가격(24%)을 주행거리(26%) 다음으로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경쟁을 통해 전기차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차량가격을 내리고 있다. 모델S와 모델X 차량의 미국 내 판매가격을 각각 5000달러(약 660만원) 인하했다. 이에 따라 모델S의 가격은 8만4990달러(약 1억1210만원), 모델X의 가격은 9만4990달러(약 1억2530만원)가 됐다. 모델3와 모델Y의 SUV 가격도 각각 1000달러(약 132만원)와 2000달러(약 264만원) 저렴해졌다.

포드와 루시드, BYD 등도 미국 및 중국 등지에서 가격인하를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인하에 나선 이유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삭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독일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을 6000유로에서 4500유로로 삭감하고, 내년 상한액을 3000유로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영국은 작년 6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했고, 2025년부터 세제혜택도 없애기로 했다. 프랑스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상한액을 6000유로에서 5000유로로 삭감했다. 스웨덴은 작년 11월부터, 중국은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했다.

자동차업체들은 이뿐만 아니라 차량크기를 줄이고 가격을 낮춘 소형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GM은 올해 하반기 소형 전기 SUV '이쿼녹스EV'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3만 달러(약 3924만원)로 책정할 예정이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멕시코 라모스공장에서 생산된다.

폭스바겐은 ‘반값 전기차’로 전기차 대중화에 나선다. 폭스바겐은 지난달 독일 함부르크에서 보급형 전기차 ID.2올의 콘셉트카 실물을 공개했다. 소형 해치백인 ID.2올은 2025년 양산 예정으로, 가격은 2만5000유로(약 3495만원) 이하로 책정할 방침이다. 폭스바겐은 ID.2올뿐만 아니라 향후 2만 유로(약 2796만원) 이하 전기차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2만5000달러(약 3000만원)의 저가 전기차 '모델2'(가칭)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의 대중화가 촉진되면서 개별 완성차 업체들이 취할 수 있는 마진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경쟁으로 인해 차량판매를 통한 마진은 줄어들지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신규 수익 창출의 여지가 있다고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예상했다. 이에 가격 전략만 기업의 장기 생존을 담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는 비가격 경쟁요소에 집중하면서 정교한 제품차별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