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커피 6잔이 '화분 1개'로 업사이클링…일자리 창출까지
2023-04-02 17:20
커피박 새활용 현장 가보니
전국 스타벅스 매장서 수거…적환장行
플라스틱 혼합물로 탁자·전등갓 등 생산
환경공단, 지역 취약계층 채용 업무협약
전국 스타벅스 매장서 수거…적환장行
플라스틱 혼합물로 탁자·전등갓 등 생산
환경공단, 지역 취약계층 채용 업무협약
"커피박 업사이클링(새활용)은 자원 재자원화를 넘어 일자리 창출 같은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죠."
지난달 31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스타벅스 미사역효성점에서 만난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커피박 새활용사업의 최종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업사이클링은 폐품을 단순 재활용(리사이클링)하는 것을 넘어 친환경 디자인·활용도 등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커피박은 단백질과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퇴비로 유용하게 쓰인다. 축사에서 사용하는 톱밥 대신 커피박을 사용할 수 있다. 등산로나 자전거에 깔리는 합성목재 데크를 커피박으로 대체하면 탄소 배출량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커피박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연구돼 왔다. 커피박을 땅에 매립하면 온실가스 일종인 메테인(CH₄)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경기 하남시에 있는 스타벅스 미사역효성점에서 만난 한국환경공단 관계자는 커피박 새활용사업의 최종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업사이클링은 폐품을 단순 재활용(리사이클링)하는 것을 넘어 친환경 디자인·활용도 등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커피박은 단백질과 무기질 성분이 풍부해 퇴비로 유용하게 쓰인다. 축사에서 사용하는 톱밥 대신 커피박을 사용할 수 있다. 등산로나 자전거에 깔리는 합성목재 데크를 커피박으로 대체하면 탄소 배출량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지구온난화 주범인 커피박을 재활용하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연구돼 왔다. 커피박을 땅에 매립하면 온실가스 일종인 메테인(CH₄)이 나오기 때문이다.
커피박 수거→적환장→퇴비·재활용업체로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수거한 커피박은 상자와 비닐로 이중 포장돼 적환장으로 보낸다. 이날 스타벅스 미사역효성점 직원은 커피 추출기에서 커피박을 수시로 비워 매장 귀퉁이에 있는 상자에 담았다. 커피박은 경기 하남시 검단산로에 위치한 한 창고로 보내졌다. 이 적환장은 '폐기물 환승센터'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재활용업체 대원리사이클링과 협업을 해 커피박을 수거·보관한다.
적환장은 매장에서 온 커피박을 톤백에 모으기→커피박 톤백에서 이물질 고르기→퇴비업체나 재활용업체로 갈 수 있는 상태 보기 순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이날은 서울과 경기 지역 매장에서 온 커피박이 모였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매장에서 온 커피박에 이물질이 있는지, 침출수가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며 "이렇게 모인 커피박은 퇴비와 재활용업체로 간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서울과 경기 지역 매장에서 온 커피박이 모였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매장에서 온 커피박에 이물질이 있는지, 침출수가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며 "이렇게 모인 커피박은 퇴비와 재활용업체로 간다"고 설명했다.
"커피박 활용하면 플라스틱 그만큼 덜 쓰죠"
제품 제작에 쓰이는 커피박은 서울 성동구 성수에 있는 새활용업체 '포이엔' 공장으로 보낸다. 포이엔 관계자는 "기존에 플라스틱 원료 100%를 쓰던 것을 플라스틱 대신 커피박을 20% 쓰는 것"이라며 "플라스틱과 배합한 다음 혼합체를 만들고 이걸로 제품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포이엔에선 플라스틱을 대체할 '커피박·플라스틱 혼합물'을 생산해 공급하기도 하고, 혼합원료로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스타벅스 화분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커피박으로 새활용 제품인 '커피박 화분'을 제작했다. 화분 1개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크기 6잔에서 나온 커피박이 쓰인다. 커피박은 탁자·전등갓·인테리어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커피박 새활용을 위해선 정부에서 '재활용 환경성평가'를 받아야 한다. 커피박 유해성 여부를 확인하는 평가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속 가능한 커피박 새활용을 위해 환경공단과 소통하며 방법을 강구해나가겠다"고 했다.
"고부가가치 실현 노력"···순환경제 선도하는 환경공단
올해 환경부는 순환경제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3년 주요 정책 추진과제' 핵심 내용 중 하나가 '탄소중립을 도약 기회로 순환경제를 본격 추진'이다.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이 추진하는 커피박 새활용도 순환경제 일환이다. 커피 한 잔을 내리는 데 원두 약 15g이 쓰인다. 이 중 99.8%에 달하는 14.97g이 커피박으로 버려진다. 이렇게 나오는 커피박은 1년에 15만t 가까이 된다.
공단은 지난달 17일 스타벅스코리아·인천서구지역자활센터와 '커피박 재자원화 촉진·지역사회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인천 서구 공단 본사에는 커피박 재활용 시범매장도 열었다. 스타벅스 재능기부 카페인 시범매장 '카페 지구별'은 커피박을 활용해 만든 탁자와 화분, 전등갓 등을 배치했다. 스타벅스 커피 3782잔을 만들 때 나온 커피박 56.73㎏을 사용해 만든 것이다.
환경공단 관계자는 "커피박 재자원화는 계속 고민해온 것"이라며 "커피박은 퇴비로도 쓸 수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가구 등으로 사용하면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재활용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며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