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후폭풍] 위축된 투심에 떠나는 외인… 아시아 증시 일제히 급락

2023-03-14 17:30
韓·日·홍콩 증시 모두 2% 이상 하락
추가 위기 가능성 낮지만 파장 지속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실리콘벨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대한 우려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두드러지며 코스피 지수는 2350선이 깨졌다. 일본과 홍콩 증시도 2% 이상 하락하는 등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63포인트(2.56%) 내린 2348.9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30.84포인트(3.91%) 내린 758.05를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는 120일 이동평균선인 2360선을 밑돌았고, 800을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오던 코스닥 지수는 2월 초 수준으로 다시 내려갔다.
 
이날 하락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뼈아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397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코스닥 시장에서도 2462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은 양대 시장에서 50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하는 저력을 보였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하며 부진했다. 특히 일본과 홍콩 증시가 큰 폭으로 빠졌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35% 하락한 2만7178.49로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471.91포인트(2.40%) 하락한 1만9224.06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미국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에 따른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탓이다. 전날 미국 증시도 미국 금융당국이 SVB와 시그니처은행 파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 조치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혼조세로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0.50포인트(0.28%) 하락한 3만1819.14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83포인트(0.15%) 밀린 3855.76으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9.96포인트(0.45%) 오른 1만1188.84로 장을 종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가 추가 악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글로벌 금융당국의 언급에도 여전히 해당 사태로 인한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날 아시아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평가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된 점도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2월 Core CPI가 1월과 비슷하면 금리 인상 우려가 재등장하면서 다음 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며 “통화정책 컨센서스에 일희일비하며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