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둔포 주민 90% "비행장 소음 피해 경험"
2023-03-14 20:33
소음 피해 보상은 年 2억 5000만원 불과해 평택 120억과 대조
충남 아산시 둔포면 주민 10명 가운데 9명은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 비행장 항공기 운항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둔포 주민 중 소음 피해 보상을 받고 있는 주민은 2.3%, 피해 보상 총액은 평택시의 2%에 불과했다.
충남연구원 임준홍 박사는 지난해 둔포 주민 150명을 대상으로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주민 피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4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군 이전 평택지원법 개정 국회토론회’ 기조발제를 통해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 패널로 나선 백락순 아산시 둔포면 소음대책위원장도 “미군의 상시 헬기 기동으로 인한 소음 관련 민원이 장기간 누적돼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음 피해 보상을 받는 주민은 둔포 전체 3만300명 가운데 707명으로 2.3%에 머물렀다.
이는 4만6000여명이 연간 120억원의 보상금을 받고 있는 평택에 비하면 턱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또 미군기지 비행장 소음이 주민 건강과 경제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이병찬 한국교통대 교수는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작성된 소음 지도에 의하면, 둔포면 행정복지센터를 포함한 아산 일부 지역이 웨클(WECPNL) 80 이상 90 미만인 ‘제3종 구역’에 해당한다”며 이는 아산시가 미군기지 소음에 노출돼 피해를 입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컬럼비아대 보건대학원 피터뮈닝 교수의 발표 논문에 의하면 60데시벨 이상의 지속적인 항공기 소음은 인체에 심혈관 질환, 불안 장애, 암 질환의 건강 문제를 야기하며 최대 1년까지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며 “웨클 80 소음은 5분 등가소음으로 환산 시 70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임준홍 박사는 “아산 둔포 일부 지역은 비행안전구역 지정으로 인한 건축물 고도 제한과 항공기 소음‧진동 등 정주환경 피해를 입고 있으며, 기업 유치와 민간도시개발 위축 등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챗GPT도 ‘둔포 주민 국가 지원’ 동의
챗GPT가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 3㎞ 이내에 위치해 있지만 정부 지원에서 배제된 충남 아산시 둔포면 주민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법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충남연구원 임준홍 박사는 14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군 이전 평택지원법 개정 국회토론회’ 기조발제를 통해 평택지원법 관련 챗GPT 검색 결과를 소개했다.
임 박사는 챗GPT에 “미군의 평택시 이전으로 인해 평택시와 인접한 아산시도 피해를 받고 있다. 국가는 지방정부인 아산시와 시민,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을 입력했다.
이에 대해 챗GPT는 국가가 아산과 주민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 보상 △이전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 △미군기지 이전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 △지역 주민 의견 수렴 및 적극적인 참여 유도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국가가 지원하지 않을 경우 "국가에 대한 요구 적극 제기, 지역사회 연대 구축, 지역구 국회의원 등을 통한 정책 제안과 법안 제정 촉진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며 “이러한 노력들은 아산시와 주민이 권리를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챗GPT는 이와 함께 아산시민을 위한 법안을 만든다면 ‘주한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아산시민의 지원 및 보호에 관한 법’이라는 제목이 적절하고, 이 법안에는 △경제적 지원 △도시 개발 및 인프라 구축 △생활 불편 해소 △환경 보호 등의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박사는 “챗GPT를 통한 검색 결과가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편향이나 감정 없이 내놓은 답이 충남도의 입장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흥미롭게 살펴볼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