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개선 TF] 비교대출 '무한경쟁' 초읽기...주담대도 온라인으로 쉽게 갈아탄다

2023-03-10 08:00
금융위, '영업 관행·제도 개선 TF'서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현황 발표
오는 5월 신용대출부터 대환대출 플랫폼 개시···53개 금융사·23개 플랫폼
연말 주담대도 대환대출 시스템 내 진입···"선의의 경쟁 효과 확대하겠다"

[사진= 금융위원회 ]


# 왕십리에 사는 직장인 A씨(39)는 5년 전 4% 금리로 빌린 주택담보대출을 3.5%짜리 주담대로 갈아타면서 생활자금에 여유가 생겼다. 평소 바쁜 업무에 출장이 잦은 A씨는 모든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나에게 맞는 대출을 찾아볼 수 있었고 전자위임장을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을 손쉽게 갈아탈 수 있었다.

오는 5월부터 차주들은 더욱 손쉽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구축해 금융소비자들이 대출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하고 대출금리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첫 개시에는 신용대출만 포함됐지만 연내에 주담대까지도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런 대출비교에 따른 선의의 경쟁 효과를 모든 대출시장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열린 '제2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의는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현황 및 확대 계획'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금융위는 대환대출 참여자를 확대하고, 소비자 의사 결정을 충분히 지원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5월 개시되는 대환대출 시스템에는 개인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53개 금융회사와 23개 비교대출 플랫폼이 참여한다. 은행 전체(19개), 비은행권 주요 금융회사(저축은행 18개, 카드 7개, 캐피털 9개)의 신용대출(전체 신용대출 시장의 90% 이상)을 다른 대출로 손쉽게 변경할 수 있게 된다.

대환대출은 새로운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대출금을 대신 상환해주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상환요청 전달, 필요정보 제공, 최종 상환 결과 확인 등 금융회사 간 상환 절차를 금융결제원 망을 통해 중계하고 전산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환대출과 대환대출 플랫폼 간 경쟁 확대 이후 변화 예상도. [사진= 금융위원회]


현재는 각기 다른 플랫폼마다 제한된 정보가 제공되고 있으며 실제 상환하는 데에도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면으로 진행해도 제한된 정보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환대출 인프라가 완성되면 은행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여러 금융회사 대출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특히 모든 절차를 온라인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질 수 있게 만들어 소비자·금융회사 간 시간 비용 절감과 함께 대환대출 시장 참여를 독려한다는 것이 정부 측 계획이다.

당초 금융당국이 구축하기로 했던 대환대출 플랫폼에는 신용대출만 포함됐으나 앞으로 모든 대출 상품으로 확대된다. 오화세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신용대출부터 대환대출 얘기를 시작했으나 이런 선의의 경쟁 효과가 다른 시장 부문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최대 목표는 주담대다. 주담대는 1000조원을 넘어선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76%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국민 대다수의 자산을 형성하고 있다. 주담대의 간편한 대출 이동으로 금리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단, 주담대는 전산화가 가능한 대출금 상환 외에도 등기이전이 필요해 금융회사 간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 구현하는 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오 과장은 "현재 등기설정·말소와 같은 법무서비스를 어떻게 넣을 수 있을 것인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예를 들면 전자위임장을 내줘 소비자가 현장을 직접 가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 등이 있을 것 같다. 신용대출만큼은 소비자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잠정 확인했으나 주담대는 소비자 편의성이 얼마나 제고될 수 있을지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담대 상품을 비교하고 대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우선 구축하는 등 소비자 편의를 최대한 개선할 추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과장은 "실제 시스템 구축을 마음먹고 개발해 발표하는 데까지 최소 9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5월 중 내놓을 대환대출 시스템에 집중하고 이후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