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환의 Next Korea] 챗봇 전쟁 승리 전략 …'초거대 인공지능 허브' 만들자
2023-02-27 06:00
세계적으로 초거대 인공지능 챗GPT 태풍이 불고 있다. 인류가 대화를 통해 지혜를 찾아가던 여정에 드디어 로봇까지 참여한 것이다. 2500년 전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공자, 석가모니, 그리고 예수까지 대화 담론을 통해 삶의 지혜를 전파했다. 인간 특성인 지적 담론에 공상과학영화(SF)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허(Her)의 사만다 등에서 보여준 것처럼 인공지능이 뛰어든 것이다.
챗GPT의 기세는 지금까지 보여준 어떤 빅테크 서비스보다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오픈AI’가 선보인 챗GPT 3.5에 5일 만에 100만명, 석 달 만에 2억명, 유료서비스 일주일 만에 100만 가입자를 넘어섰다. 기존 텔레그램, 페이스북, 유튜브보다 성장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전문가들은 챗GPT가 산업, 헬스케어, 인재 양성, 미디어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챗GPT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무엇보다 챗GPT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한 진실과 거짓, 표절과 저작권, 윤리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청소년 지적·비판능력을 상실하게 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유럽 대학에서도 챗GPT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핵심은 과거 인터넷·스마트폰 등장처럼 초거대 인공지능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공무원 업무에 챗GPT를 적극 활용할 것”을 지시했다.
나아가 필자는 세계적으로 ‘초거대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챗GPT 혹은 구글 ‘바드(Bard)'가 어떤 영역에서 활용될 것인지 판단하는 것’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 스위스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 등 고급지들이 게재한 전문가 인터뷰와 특집 기사를 분석했다. 이에 대해 챗GPT 응답과는 다른 7개 영역에서 크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됐다. △문화예술창의 △미디어 △법률 △교육·인재 양성 △검색 △바이오·의료 △고객서비스 등이다.
먼저 음악을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는 문화예술창의 영역에서 초거대 인공지능이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독일 최대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DT)은 작곡가 루드비히 베토벤의 마지막 미완성 심포니 ‘제9 악장’을 인공지능이 작곡하게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결코 오케스트라 팀 전체를 대체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대체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또한 달리(Dall-e)를 통해 동영상까지 자동으로 제작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 인공지능 방송국 시대가 도래했다. ‘인공지능 활용백서’를 편찬한 독일 베를린자유대 크리스토프 노이베르거 언론학 교수는 “챗GPT로 수많은 데이터를 종합하는 능력을 통해 저널리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데이터 저널리즘과 탐사보도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셋째, 법률 영역이다. 미국에서 챗GPT가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는 것을 넘어서 법률자문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일리노이 기술연구소 대니얼 캐츠와 미하엘 보마티토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챗GPT가 법률문제를 보다 용이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변호사가 사건을 파악하고 변호하는 데 활용하고, 판사 역시 판결을 위한 데이터 파악과 판결문 작성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 관련 변호사들이 복잡한 사건이나 데이터를 분석해 변호하는 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넷째, 교육·인재 양성 영역이다. 미국과 유럽 대학에서 챗GPT 활용을 허용을 할 것인지, 금지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MBA 와튼스쿨은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을 장려하고 나섰다. 기업 경영 분석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뉴욕시 고등학교에서 챗GPT 활용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리포트나 논문이 표절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출시돼 시판되고 있다. 츠바이크 독일 에센대 전산학 교수는 “언어학습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언어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나 외국인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다섯째, 검색 영역이다. 미국 최대 검색기업 구글에 비상이 걸렸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코드 레드(code red)', 즉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선언했고, 구글 창업자 그린과 페이지가 복귀해 인공지능 사업을 챙긴다. 딕크 레반도프스키 독일 에센대 교수는 챗GPT를 ‘구글 킬러’라고 부른다. 구글은 챗GPT에 대응하는 초거대 인공지능 ‘바드’를 발표했다. 하지만 시연에서 엉터리 대답으로 주가가 7%나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빙은 챗GPT를 업고 구글과 한판 경쟁에 나섰다. 광고 사업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섯째, 헬스케어 영역이다. 먼저 인간 DNA-Helix(이중나선구조) 분석 응용이다. 신약 개발에 투입되고,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활용한다. 열풍에 올라탄 엔비디아는 건강파트 사업 적용에 활기를 띠고 있다. 새로운 맞춤형 신약 개발을 위해 인간의 30억 DNA 염기서열 및 14억 분자 분석프로그램(알고리즘)에 활용할 수 있다. 헬스케어에서 챗GPT의 최고 활용은 맞춤형 의료로 모아진다. 개개인의 DNA 및 유전자를 분석해 예방·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불면증 치료 등 의료 앱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구글은 PaLM(Pathways Language Model) 의학 영역에 초거대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챗GPT를 자살 예방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일곱째, 비즈니스에서 고객서비스 대화 영역이다. 이미 많은 콜센터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챗GPT로 챗봇 서비스 수준의 질적 향상이 이뤄지고 있다. 보통사람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챗GPT 실력을 점수로 평가하면 아직은 ‘우’ 정도에 해당된다고 평가한다. ‘수’ 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안으로 출시가 예상되는 챗GPT 4.0 수준이 어떨지 관심을 끌고 있다.
결론적으로 아직 대한민국 초거대 인공지능의 원천기술 수준이 지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챗GPT 등 미국에 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에 대응해야 할지 중지를 모아야 할 상황이다. 우리 초거대 인공지능 응용기술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 1985년 반도체, 신세기 2007년 애플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삼성의 신성장동력(반도체 산업 진출)과 갤럭시 대응처럼 초거대 인공지능 대응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하는 공시적 방법과 국내 산업 역사를 분석하는 통시적인 방법에다 우리의 현장과 현실을 파악하는 현상학적 방법론에 기반해 새로운 모델과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교육·인재 양성, 헬스케어, 엔터테인먼트 등 영역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자는 전략이다.
경상북도 포항에 제2 포스코 초거대 인공지능 프로젝트와 광주광역시에 초거대 인공지능 특구를 제안한다. 2차 산업혁명에 ‘철강’이 쌀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에는 ‘초거대 인공지능’이 쌀이다. 구체적으로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 삼성, KT 등 국내 최고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초거대 인공지능 ‘융·복합 혁신 클러스트’ 조성이다. 이를 통해 초거대 인공지능 스타트업 붐도 일으킬 수 있다. 쌍두마차로 광주광역시와 포항시가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대한민국 초거대 인공지능 허브가 되길 기대한다.
김택환 교수 주요 이력
▷독일 본(Bonn)대학 언론학 박사 ▷미국 조지타운대 방문학자 ▷중앙일보 기자·국회 자문교수 역임 ▷광주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 조직위원장 ▷현 경기대 산학협력단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