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포드자동차가 중국 배터리회사 CATL과 함께 배터리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포드자동차가 지분을 소유하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규제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포드자동차는 35억 달러(약 4조4000억원)를 투자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에서 160㎞ 떨어진 소도시 마셜에 공장을 세운다. 이르면 이번주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포드자동차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포드자동차용 배터리를 CATL의 기술에 기반해 만들 것이고 이는 북미에서 생산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포드자동차는 공장의 위치와 규모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CATL도 로이터, 블룸버그 등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포드자동차와 CATL은 지난해부터 합작공장 설립을 협의했다.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판매량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포드자동차는 2026년 말까지 연간 200만대로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 배터리 회사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거론됐다. 

포드자동차가 배터리 회사 CATL의 기술을 활용한 합작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의식한 판단으로 보인다. 지난해 통과된 IRA 법안으로 최대 7500달러(약 960만원)를 지원받기 위해서는 전기차가 북미에서 조립돼야 하고 배터리 광물이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산이어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하지만 CATL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지 않고 포드자동차가 공장의 시설과 건물 등 지분을 소유하면 이를 피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IRA에 따라 세액 공제 자격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사가 공장 부지를 미시간 지역으로 정한 것도 정치적인 부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버지니아주 역시 최종 후보로 고려했으나 버지니아주 측은 "양사 협력을 두고 중국 공산당의 최전선"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시간주 측은 일자리 증대를 고려해 양사 협력을 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