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인플레 언급하며 상승장 용인한 연준… 리서치센터장 "단기조정 이후 증시로 머니무브 온다"
2023-02-05 15:17
주요 증권사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이 과거 대비 부드러워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1월 강세를 보인 국내증시의 강세 지속 여부와 증시 이탈 자금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렵다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는 증시로 자금이 돌아올 것으로 관측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일 "시장은 파월이 2월 FOMC에서 최근 주가 상승을 억누르기 위해 매파적인 발언을 할 것으로 우려했었다"며 "하지만 파월의 발언은 중립적이었다"고 해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파월의 발언은 언행 불일치였다"며 "발언 수위가 12월 FOMC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가운데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면서 매파적인 색채가 옅어졌다"고 진단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보다 빠른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면 연준이 긴축을 조기 중단할 가능성이 있지만 고용시장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연준이 경기 연착륙을 목적으로 하는 통화정책 펼치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질 전망이다. 중국발 리오프닝과 선진국 수요 둔화 압력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지만 "파월은 2월 FOMC에서 시장의 낙관적 기대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 하향 안정화가 지속되면 피봇을 고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금리인하 시점이 연말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최도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월 코스피는 2400~2500 사이에서 박스권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2월 중순을 기점으로 조정받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미국의 1월 CPI가 예상 밖의 서프라이즈가 나오거나 미국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경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수출 감소가 심화되고 있으며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서 펀더멘털이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며 "코스피는 박스권에 머무르며 인플레이션과 고용지표에 따른 가변적인 상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2월 FOMC 이후 은행에서 증시로의 머니무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대체로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전반적으로 가파르게 인상된 만큼 급격한 머니무브가 발생하기는 이르다는 진단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머니무브에 대한 기대감은 있으나 아직은 불확실성이 높은 국면'이라며 "본격적인 자금 이동을 확신하기는 이른 시기"라고 평가했다.
서철수 센터장은 "추가적인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나 경기침체 확률을 열어두면 국내 증시로의 머니무브는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가 최고점 수준보다 낮을 수 있지만 그래도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이다. 머니무브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증시 여건 개선에 대한 신뢰가 확실히 높아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머니무브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미 금리 인하를 대비해 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증시로의 머니무브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이승우 센터장은 "머니무브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라며 "이미 향후 금리 인하를 대비해 채권과 채권형 펀드, 채권ETF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현 센터장은 "국채금리 하락과 증시의 탄력적인 반등으로 증시 거래대금과 고객예탁금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며 "은행으로 이동했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점진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투자전략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에서 인하로 넘어가는 구간, 즉 실적 장세를 앞두고 주식 매수 자금 유입이 증폭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