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실적' 기대감 속 4대 금융지주, 배당금 둘러싸고 고심
4대 금융지주사들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신설을 통해 압박에 나서면서 배당금을 높이려는 금융사들과 금융당국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2월 중 2022년 실적 및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은 통상 2월 초부터 차례로 실적 발표해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 수익은 65조9566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50조6973억원) 대비 30.1% 늘어난 규모다. 이는 지난해 한국은행이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2번을 포함해 기준금리를 2.5%포인트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시장의 관심은 금융지주사 배당 규모에 쏠려 있다. 지주사들이 지난해 유례없는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배당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주주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강화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배당 확대 기대감은 확대됐다. 코로나 방역정책과 잇단 금융 지원으로 배당성향이 낮아지며 기업가치가 감소한 만큼 배당성향을 높여야 한다는 시각이다. 실제 신한금융은 올해 초 열린 ‘2023년 신한경영포럼’을 통해 “자본비율은 12%대를 유지하고 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는 주주환원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이 같은 상황에 사실상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주사들은 배당금 잔치보다 건전성 확보가 먼저라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 발표된 금융위의 대통령 업무보고에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신설안'이 포함됐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코로나 금융 지원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금융권이 늘어나는 부실채권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자본 확충을 요구하는 법적 근거 마련을 예고한 것이다. 대손준비금은 회계상 배당 재원으로 쓰이는 이익잉여금에 반영돼 배당 여력을 제한한다. 금융권에선 은행당 3000억~5000억원 정도 추가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는 금융당국이 신설된 안대로 특별대손준비금을 추가로 쌓게 되면 배당 가능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행동주의 펀드는 배당을 더 늘리라며 공개 압박하고 있는데 배당 확대를 결정하기도, 역대급 실적을 뒤로하고 배당 규모를 기존대로 가져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배당보다 어려운 경제 등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갖췄는지 보는 게 감독당국의 역할이고 금융위도 이를 첫 번째로 고려할 사항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별대손준비금이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배당 문제는 부차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며, 어느 정도 위험으로 산출하는지는 스트레스테스트 가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