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광역교통망 계획 비효율적...터널 화재안전기준도 미비"
2023-01-31 14:00
'광역교통망 구축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 공개
감사원은 31일 '광역교통망 구축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해 "국토부 등에 광역교통망 계획수립부터 효과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토록 하고, 지연 중인 갈등 사업은 정상 추진 합의를 도출해 내는 한편 터널형 방음시설에는 합리적인 화재안전기준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지난 2021년 7월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을 수립, 향후 5년 간 구축할 광역교통시설 122개(도로, 철도 등)를 선정했다.
시행계획의 진단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11개 교통축 중 5개가 도로용량 대비 교통량의 비율(V/C)이 1.0을 초과하는 혼잡상태로, 한국교통연구원은 과천~안양축, 김포축, 고양~파주축 등 3개 혼잡교통축 일부 구간에 시흥대로 지하차도 등 3개 광역도로를 신규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대광위는 관할 지자체(서울시, 인천광역시, 경기도)가 도심 내부 교통 혼잡, 민원발생 우려 등을 이유로 해당 도로 건설을 반대하자 3개의 광역도로를 사업에서 제외했고, 검단~대곡 간 광역도로는 혼잡도가 낮은데도 관련 지자체들이 동의했다는 이유로 신규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이에 감사원은 대광위 위원장에게 "광역교통축 혼잡도 개선효과 등을 검토해 개선효과가 높은 사업 위주로 대상사업을 선정‧추진하고, 계획기간 동안 사업추진이 어려운 사업은 제외하는 등 효과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감사원은 제3차 광역교통시행계획 등 660개 사업의 추진상황을 점검한 결과, 190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대광위는 지연되는 190개 사업에 대해 단 한 차례 갈등조정자문위원회를 개최한 것 외에는 갈등 조정 사례가 없는 등 업무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또 경상북도 등 3개 시·도는 집행실적을 제출하지 않았고 13개 시·도는 지연사업 내역을 제출했는데도 적정한 후속조치를 하지 않는 등 사후관리에 미흡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화재에 취약한 터널형 방음시설에 재질 등을 고려한 화재안전기준이 미비한 사례를 확인해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에 합리적인 안전기준 마련을 주문했다.
터널형 방음시설(보차도 분리방음벽 포함)은 기초와 방음판, 구조체(H형강)로 구성되고, 일반 터널과 달리 인구가 밀집한 도심 도로에 주로 설치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고 구조체에 내화처리가 없을 경우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실제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 역시 화물차 화재가 가연성 재질의 방음판에 전이돼 대규모 피해(사망 5명, 중·경상 41명)가 발생한 사례다.
감사원이 터널형 방음시설 73개소를 점검한 결과, 47개소는 가연성 재질 방음판이 시공됐고, 구조체(H형강)에 내화처리를 한 것은 1개소에 불과했다.
이에 감사원은 원희룡 국토부장관에게 "터널형 방음시설의 재질, 구조 및 위치적 특성 등을 고려해 터널 내 화재 시 충분한 피난시간과 대응시간을 확보하고 시설물의 손상 및 붕괴 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화재안전기준을 수립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감사 지적을 선제적으로 수용, 방음터널의 화재 안전기준을 마련하고자 지난 해 7월부터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 안전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