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유니슨 컨소시엄,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인수한다…시장은 '환영'

2023-01-26 17:33
지분 공개매수…최규옥 회장 보유지분 9%도 별도 매입
컨소시엄 부담금 2조원 넘어…자진상폐 선택엔 의구심

오스템임플란트 CI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오스템임플란트가 새 주인을 맞이한다. 사모펀드(PEF)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의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스템이 지난해 전무후무한 횡령 사건으로 사세가 기울어지던 시점에서 발생한 '이벤트'로 바라보면서 오스템 주가도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모투자 운용사인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UCK컨소시엄)는 지난 5일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개매수 대상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잠재 발행주식총수(1557만6505주) 가운데 15.4∼71.8% 범위이며, 매수가격은 주당 19만원이다. 공개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24일까지다.

앞서 UCK컨소시엄은 주식 공개매수와 별도로 지난 21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의 보유주식 가운데 약 144만2421주(잠재 발행주식총수의 약 9.3%)를 공개 매수 가격과 동일한 가격으로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 및 투자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달까지 진행될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컨소시엄은 오스템임플란트의 1대 주주, 최규옥 회장은 2대 주주로 남게 된다.

UCK컨소시엄 측은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정지 사태 발생 직후부터 최규옥 회장과 회사의 거버넌스를 개편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경영권 인수를 논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 부담금 2조원 넘어서…KCGI는 "일단 환영"
IB업계에 따르면 UCK컨소시엄이 공개매수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매수 예정 수량이 최소 약 239만주에서 최대 1118만주 되기 때문에 4500억원에서 2조원이 넘는 실탄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UCK컨소시엄 측은 NH투자증권을 공개매수사무취급자로 선정했다. 공개매수 자금으로 마련한 자금 중 1조7000억원은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서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4일 오스템임플란트에 공개주주 서한을 밝히며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했던 3대 주주 강성부 펀드(KCGI)는 경영권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는 그동안 대규모 횡령사건 등 내부 통제시스템상 문제를 반복해 노출해왔다"며 "이들(MBK파트너스와 UCK)이 경영에 참여해 경영 투명성을 위한 독립적 이사회를 구성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한다면 기업가치는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진상폐 추진 배경 궁금증 증폭
금융권에서는 UCK컨소시엄이 인수과정에서 주식을 공개매수 추진하고, 성공하면 자진 상장 폐지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주식을 공개매수한 후 자진 상장폐지 수순을 밟으려는 속내를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가 비상장사로 바뀌면, 공시 의무가 사라져 경영정보 노출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소액주주 간섭 없이 과감한 기업 구조 조정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생긴다. 경영권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향후 재상장하는 방식으로 더 큰 시세 차익을 누릴 수도 있게 된다. 

일각에서는 UCK컨소시엄과 KCGI가 가격 협상 단계에 돌입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해석하고 있다. PEF 관계자는 "UCK컨소시엄이 공개 매수하는 건이라 장외 거래를 통해서 KCGI 지분을 매수할 수 있다"며 "KCGI가 경제적 이익을 따를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KCGI가 당장 지분을 엑시트하기에는 부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 경영권 문제에 정통한 변호사는 "KCGI가 지금 단계에서 엑시트를 하면 행동주의 펀드 먹튀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주주총회 이후에 KCGI가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