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프 하버드大 석좌교수 "올해와 내년 글로벌 부동산 시장 10% 하락"
2023-01-18 16:04
"기준 금리 인상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
노동시장 위축 없이 인플레이션 완화 단정 짓기 어렵다는 분석
얕은 수준 경기 침체라는 낙관론도 존재
노동시장 위축 없이 인플레이션 완화 단정 짓기 어렵다는 분석
얕은 수준 경기 침체라는 낙관론도 존재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세계 부동산 시장이 올해와 내년에 대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연이어 나왔다.
로고프 교수는 17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에서 진행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2년에 걸쳐 추가적으로 10%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부동산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 금리가 당분간 높게 유지된다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고프 교수는 물가 안정이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고프 교수는 "물가 상승률은 결국 가라앉겠지만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치인) 2%가 아니라 2.5% 수준일 것"이라며 "금리는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지금부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꽤 오랫동안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대유행기 시절의 금리(0~0.25%)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여전히 뜨거운 노동시장은 도마에 올랐다. 노동시장 위축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완화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의 밥 프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긴축이 끝났는지 계속될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다음 단계는 노동시장의 위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낮은 실업률과 높은 임금 상승률을 이어가는 미국과 유럽의 노동시장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 "경기 침체 약한 수준일 것" 일부 낙관론도 등장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경기 침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레이저 CEO는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시장의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연준은 매파적 긴축 정책 태도가 단호해 하반기에 미국이 완만한 경기 침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서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이 나아진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유럽 당국자들을 중심으로 낙관론이 잇따라 나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이 경기 침체를 피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숄츠 총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경기 침체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히 확신한다"고 말했다. 올해 유럽의 기후가 평소보다 온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피해 가면서다.
마리오 센테노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도 유럽연합(EU)이 에너지 위기를 피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센테노 위원은 "경제는 분기마다 놀라웠다. 유럽의 4분기 역시 여전히 긍정적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은 지난해 1~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내달 발표되는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은 0.2%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