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호텔 in] 두돌 맞는 제주 드림타워 꿈을 이룬 실적회복 원년

2022-12-16 00:00
1조7000억 투입 38층 복합리조트…코로나 악재 딛고 위기극복 '온힘'
그랜드 하얏트 제주 '5성급' 획득 성공…10개월만에 월간 첫 흑자 달성
타워1 개관 1600개 객실 완전 가동…하늘길 열리며 외국인 투숙객 4배 증가
직항노선·전세기 띄워 카지노 업장회복…증권가 "4분기 매출 717억 호실적" 전망

3층 한컬렉션 앞은 인증사진 명소로 인기가 많은 공간이다. [사진=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

2022년 12월 18일은 롯데관광개발에 기념비적인 날이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개관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개관 2주년을 맞기 때문이다.

역병 확산세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12월 18일 문을 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호텔(그랜드 하얏트 제주)과 카지노(드림타워 카지노), 쇼핑몰(한컬렉션) 등 운영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해 힘써왔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역병과의 전쟁은 올해 서서히 종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여행 빗장을 풀기 시작하면서 여행자 발목을 잡던 각종 규제를 완화했다. 

규제 완화가 방한 외래객 증가로 이어지면서 침체했던 카지노 시장에도 볕이 들기 시작했다. 제주 드림타워는 2주년이 되는 그날을 회복 원년으로 삼고 관광객 유치에 더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크리스마스 콘셉트의 미디어아트. [사진=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창궐하는 역병 속에 문 활짝···호캉스족 힘입어 실적 견인 

제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2020년 12월 18일 공식 개장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건립에는 총사업비 1조7000억원이 투입됐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38층 건물(높이 169m)로 노형오거리에 지어졌다. 호텔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K패션몰 '한컬렉션(HAN Collection)', 카지노 등 다양한 시설이 한데 조성됐다. 

업계는 코로나19가 창궐한 해에 개장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여행산업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개관했기 때문에 분명 매출난에 허덕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하늘길이 끊기고 방한 외래객 수가 급감한 것이 카지노를 운영하는 복합리조트에선 악재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우려였다. 

하지만 롯데관광개발은 드림타워 운영에 박차를 가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카지노 업장을 운영하고, 내국인과 국내 거주 외국인 호캉스족 공략에 주력했고 큰 호응을 얻었다.

홈쇼핑 판매 첫 회에 달성한 '1만 객실 판매 실적'이 이를 방증한다. 호텔 측은 앙코르 방송에서도 6000실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최초 전체 스위트 객실과 14개의 레스토랑과 바, 국내 최고 높이인 8층 풀데크를 보유한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개관 한 달여 만에 호텔 최고 등급인 5성급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개관 10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월간 기준 '첫' 흑자를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호텔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 이룬 성과라 더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매출액 82억원, 영업이익 4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식음시설에서만 매출 29억원을 달성했다. 

한 달 후인 11월 29일에는 객실 850개를 보유한 두 번째 타워(타워1)를 개관하며 단일 호텔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600개 객실 완전 가동에 돌입했다. 전체 객실 가동 첫날에만 1100개 객실 예약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하늘길이 열리자 외국인 투숙객 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그랜드 하얏트 제주를 찾은 외국인 투숙객 수만 1만665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890명)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드림타워 카지노 전경 [사진=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카지노 문 열고 전세기 띄우니···턴 어라운드 '가시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에 조성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드림타워 카지노'는 조금 늦은 지난해 6월 11일 문을 열었다. 제주도 측에서 카지노 이전 허가를 받은 후 게임기기와 영상기기 검사, 명칭 변경 신고(이전 엘티카지노) 등 관련 허가 절차를 진행했다. 

당시 로렌스 티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코로나19 여파에 외래 관광객 이용이 제한받는 상황에서도 국내 카지노는 국내 거주 외국인을 중심으로 일평균 300명 이상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며 "드림타워가 문을 열고 해외여행이 점차 재개되면 매출 상승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카지노 개장 첫해인 지난해 12월에는 매출 81억3000만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도 14억8000만원을 달성하며 개장 이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여행 수요 증가에 걸림돌이었던 방역 규제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카지노 업장 회복에 날개가 돼 주었다. 본격적인 '턴 어라운드'가 예고된 것이다. 

카지노 사업장 회복이 가시화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하반기부터다.

정부가 올해 7월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여행 안전권역 간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밝힌 데 이어 제주를 잇는 국제선 하늘길이 활짝 열리면서 카지노 입장객 수가 급증했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이용객 수는 개장(202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월 1만명을 돌파(올해 11월 기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닫히면서 국내 거주 외국인들만 찾던 지난해 같은 기간(11월 1~28일) 4397명보다 3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드롭액(게임을 위해서 환전하는 돈) 규모도 수직 상승하면서 확실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드림타워 카지노는 카지노 전체 매출(10월 현재 636억원)에서 79%(500억원)를 차지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카지노 VIP 고객 유치를 위해 전세기를 띄웠다. 카지노 VIP 전세기는 지금까지 일본 1회, 홍콩 7회 운항했으며, 연말까지 일본 1회를 추가로 독자 운항할 예정이다. 

카지노 큰손으로 통하는 홍콩과 대만 직항 노선 운항 재개도 앞두고 있다. 

타이거항공이 지난달 25일부터 제주~대만 직항노선(180석) 주 3회 운항을 시작한 데 이어 티웨이항공은 내년 1월 3일부터 주 4회씩 대만 직항노선(189석) 운항을 재개한다. 홍콩익스프레스도 내년 1월 22일부터 주 4회 제주~홍콩 직항(188석) 운항에 들어간다.

특히 롯데관광개발이 전세기까지 대거 투입하면서 공을 들이고 있는 홍콩은 전체 마카오 방문객 중 17% 이상을 차지(2019년 기준)하는 핵심 시장으로 손꼽힌다. 

이달 6일에는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초청으로 제주를 방문한 대만 언론사, 여행사, 인플루언서 등 팸투어단 52명이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서 3박 4일간 머물렀다.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22명에 불과하던 대만 관광객 투숙은 대만~제주 직항(주 2회) 운항이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7일간 203명을 기록해 9배 이상 큰 폭으로 늘었다.

일본 관광객도 하늘길이 열리기 전인 지난 10월 11일부터 31일까지 31명에 그쳤던 투숙객이 오사카~제주 노선(주 7회)이 재개된 지난달 11일부터 30일까지 1043명으로 껑충 뛰었다. 

증권업계 전망도 무척 낙관적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세기와 제주 항공노선 확대에 힘입어 올해 4분기 제주 드림타워 매출액은 7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싱가포르에 이어 일본 직항이 열렸고, 홍콩 카지노 VIP를 유치하기 위한 단독 전세기를 잇달아 가동하면서 객장 분위기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카지노 VIP 전세기 추가 투입, 제주 직항노선 재개 등이 드림타워 카지노 실적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