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손흥민 SNS에 '월클 놀이' 악플…도 넘은 월드컵 관전 매너

2022-11-29 17:18
28일 H조 2차전 한국, 가나에 석패
선수 SNS 몰려가 과도한 인신 공격
"고생했다" "잘 싸웠다" 선플 대응도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이 부상 부위를 손으로 만지며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한국이 가나에 두 골을 먼저 내주고 두 골 만회한 뒤 한 골을 더 내주며 2-3으로 패했다. 당초 각종 언론과 축구 전문가들이 한국의 승리를 예상했던 터라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가나와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동점 후 추가 골을 헌납하며 안타까운 패배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기 결과에 실망한 일부 축구 팬들이 대표팀 주장이자 주전 공격수인 손흥민 선수에게 과도한 비난을 가하는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다음 날인 29일 손흥민 선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국내 팬들을 중심으로 한 악플이 줄줄이 달렸다. 능력도 없으면서 '월드클래스 놀이'를 했다거나, 경기장에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만큼 국가대표 경기나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등 부정적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 누리꾼은 "당신은 이제 국대(국가대표) 에이스도 아니고 주장감은 더욱 아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국가대표 손흥민 : 워스트 급으로 활약하다가 끝나고 울기만 함", "국대에서 다시는 보지 말자. 그 짜증 나는 얼굴 보기 싫다"라거나 "손흥민 폼 진짜 X박살났구나 진심으로 3차전 나오지 마라. 안 나오는 게 도와주는 거다"라며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이 감독의 손길을 뿌리치는 듯한 모습이 중계 영상에 잡힌 데 대해서도 '프로답지 못하다'고 악평한 누리꾼이 있었다. 

아직 포르투갈과의 3차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선수의 심리 상태를 흔들 수 있는 악플과 과도한 비난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스로 축구 팬이라 칭한 A씨는 "한국 팬들은 호응도 곧잘 하지만 잘못하면 금세 돌아서 무차별한 비난을 내뱉기도 한다.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문화를 그 자체로 즐기고, 하나 되는 기쁨을 누려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악플에 맞서 손흥민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댓글도 줄을 잇고 있다. 많은 누리꾼은 “안와골절 이후 3주 만에 경기 뛰는 게 기적이다”, “마스크 끼고 뛰느라 본인이 제일 답답했을 텐데 진짜 고생했다”, “잘 싸웠다. 대표팀 주장인 것만으로도 너무 고맙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사진=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