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LH 사장 "국민 위한 조직으로 환골탈태...재무건전성·주택품질 동시에 잡을 것"

2022-11-23 15:49

[사진=이한준 LH 사장이 서울 광화문 소재 한 식당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LH]

"주택 공급을 양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끝났다. 공급량보다는 주거의 질, 'LH인(LH+人)'보다는 국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LH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인데 그동안 'LH인'만을 위한 조직으로, 안일하게 운영돼 온 게 사실"이라면서 "LH를 위한 일거리를 일부러 만들지 않겠다는 게 기본 경영 방침이며, 앞으로 모든 프로세스 중심에는 '국민'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LH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른 조직정비와 '공공기관 재정 건전화 계획'에 따른 재무건전성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 사장에게 강도 높은 쇄신안을 주문한 바 있다.

이 사장은 "LH 구조개혁의 근본적인 목표는 국민 속으로 다가가는 것"이라며 "LH가 국내에서 공동주택을 가장 오래 또 많이 지은 집단인데도 불구하고 브랜드 기피도 심하고 품질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아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해 밀도 있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직의 경쟁력 향상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250만가구+α’ 주택 공급 실현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데 대해 어깨가 무겁다"면서 "막상 LH에 와보니 조직은 줄여야 되는데 공급 물량은 2배가량 늘었고, 직원들 사기도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라 우선 '직원들이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LH의 재무건전성 조치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가장 사업비 규모가 큰 토지보상은 대토보상(보상비로 현금 대신 토지를 제공)을 최대한 늘리고, 신도시의 과다한 상업업무시설을 민간에 매각 가능하도록 해 주거 시설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공공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지주공동 사업을 장려해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고 10년 공공임대는 입주민 의지에 따라 중간에 분양 전환을 추진해 민간 자본을 활용할 것"이라며 "임대주택 분양 전환, 대토보상 확대, 택지개발 사업 가처분 면적 확대 등 수익성 추가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30조원이나 되는 LH 자산이 실효성 있게 활용되는지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면서 "가령 52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용인 경찰대학교와 법무연수원 부지는 지자체 민원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금융비용만 2000억원 늘었다. 이런 곳들이 전국 각지에 있을 것으로 판단돼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해 부채를 탕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분당 LH 오리사옥과 관련해서도 "이번에도 유찰되면 성남시와 공조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등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공급과잉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이 사장은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건설·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앞으로 민간 사업이 많이 위축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공기업마저 손을 놓으면 경기 상승 마중물 역할도 사라진다"고 했다. 이어 "주택 공급은 경기가 호전됐다고 갑자기 늘리기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허가를 비롯해 공급 물량을 적절히 관리하되 LH 본연의 역할은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