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증권가, 실속차린 외국계證 ROE 10%대

2022-11-21 17:05

[자료=금융투자협회]


올 들어 국내 증권사들은 대내외적인 변수로 인해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른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반면 국내에서 지점영업 중인 외국계 증권사 수익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외국계 증권사 10곳의 올 3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평균 10.05%, 총자산이익률(ROA)은 3.02%를 기록했다. 앞서 최근 3년간 외국계 증권사 ROE와 ROA를 살펴보면 △2019년 ROE 4.53%, ROA 1.3% △2020년 ROE 8.62%, ROA 2.29% △2021년 ROE 19.54%, ROA 6.28% 등이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고 자산을 통한 투자 효율성을 볼 수 있는 ROA는 총자산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킨다. 이처럼 ROE와 ROA는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수로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에서 금융상품 등을 직접 판매할 수 없는 등 리테일 영업 환경이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기업공개(IPO)에서 굵직한 수수료 이익을 거두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대어급 IPO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수월히 유치하기 위해서는 외국계 증권사를 주요 주관사로 택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2021년 수익률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대로 국내 증권사 43개 평균 ROE는 2.34%에 그쳤고 ROA는 -0.68%로 역성장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증권사 평균 ROE와 ROA를 보면 △2019년 ROE 6.20%, ROA 1.59% △2020년 ROE 7.86%, ROA 2.39% △2021년 ROE 5.55%, ROA 1.84% 등이다.
 

[자료=금융투자협회]


문제는 수익성 지표가 좋은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에 법인을 내지 않고, 지점영업 형태로 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이들 증권사는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배당정책을 통해 해외에 있는 본사로 송금한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에 수익금이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에 제한적인 대목이다.
 
지난해 JP모검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들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JP모건증권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순이익 1595억7204만원을 기록했다. 앞서 1995년 서울지점 인가 이후 최대 실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은 순이익을 국내 자본시장에 재투자하지 않고, 100%에 가까운 1595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해 지난 3월 본사로 송금했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크레디트스위스는 순이익 1225억6175만원을 기록했으며, 배당금으로 1650억원을 본사로 송금했다. 배당금은 2020~2021년 순이익에서 각각 650억원, 1000억원 책정됐다. 2020년 순이익은 855억9371만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오랜 기간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그럼에도 대형 계약건에서 외국계 증권사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등 수익성에서 크게 훼손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